2004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수(종사자 1인 이상)는 300만3180개다.

또 종사자 수는 1203만6330명에 이른다.

이 중 중소기업 수는 전체의 99.8%인 299만8223개다.

전체 근로자의 86.5%인 1041만5383명이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종업원 5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 제조업체 수는 11만1759개에 이르고 이들 업체가 창출해낸 생산액과 부가가치는 383조4964억원과 148조2899억원으로 대기업에 육박하고 있다.

중소 제조업체는 고용 면에서도 75.7%(210만4820명)를 담당한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가 최근 내놓은 '중소기업 위상지표'는 이를 더욱 여실히 보여준다.

중소기업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한국 경제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고용의 경우 지난 5년간 중소기업은 154만여명이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34만여명이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산업계의 구조조정 속에서도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도적 역할을 해왔음을 보여준다.

2003년까지 중소기업은 매년 8만∼81만명씩 신규 인력을 고용했으나 대기업은 반대로 2만∼17만명까지 줄여왔다.

부가가치 창출 면에서도 중소기업은 5년간 51조원을 창출한 반면 대기업은 48조원에 그쳤다.

부가가치 기여율로 따지면 중소기업이 51.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높아진 중소기업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징후들이 나타나 우리 경제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생산지수의 경우 2000년과 2001년에는 100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같았으나 이후 격차가 벌어지면서 2005년에는 중소기업 116.5,대기업 146.3으로 확대됐다.

출하지수도 2000년에 100으로 동일했으나 매년 조금씩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2005년 출하지수는 대기업이 138.1,중소기업은 119.8을 기록했다.

노동생산성도 대기업은 2002년 이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기업의 노동생산성지수는 2000년 100에서 2005년 169.7로 크게 높아진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00에서 115.6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단위노동비용 부담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심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의 단위노동비용은 2000년 100에서 2005년 107.6으로 소폭 증가한 데 비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00에서 132.4로 높아졌다.

이처럼 생산성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데 인건비는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의 이유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약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환율 급락과 원자재가격 급등 등으로 중소기업의 내·외부 경영환경이 점점 더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협중앙회는 이번 조사를 근거로 중소기업이 사회 및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다양한 업종과 규모를 지닌 중소기업들이 개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차별화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