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와 햇살이 오락가락하는 변덕스러운 스코틀랜드의 쌀쌀한 날씨도 2006독일월드컵 축구대회 4강 신화 재현을 위한 태극전사들의 훈련의지를 막지는 못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자리잡은 글래스고 레인저스 연습구장인 '머레이 파크(Murray Park)'에서 1시간 정도 첫 훈련을 소화했다.

글래스고 레인전스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난 1999년 사령탑으로 있으면서 정규리그(SPL)와 스코틀랜트컵,FA컵 등 3관왕을 차지했던 영광스런 추억이 있는 팀이다.

특히 머레이 파크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재임 시절 설계 아이디어를 냈을 정도로 친숙한 훈련장이어서 고향을 찾은 듯 편안한 표정으로 이날 훈련을 지휘했다.

23명의 태극전사 모두가 참여한 이날 훈련은 전날 오랜 비행에 지쳤던 선수들의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차원에서 러닝과 스트레칭 위주로 진행됐다.

선수들은 이날 오전 9시에 기상해 30분 뒤 한국에서 준비해온 김치와 아메리칸 식 아침식사를 곁들인 뒤 오전 11시부터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첫 훈련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23일 세네갈 평가전에서 왼발 등을 밟혔던 이호(울산)와 오른쪽 종아리가 좋지 않은 백지훈(서울)은 욘 랑옌덴 물리치료사와 함께 따로 재활훈련을 실시했다.

또 김영철(성남)이 잠시 이들과 함께 재활훈련에 참가했지만 곧 선수단 본진에 합류했다.

백지훈과 이호를 제외한 21명은 가벼운 러닝으로 훈련을 시작한 뒤 3조로 나뉘어 볼 뺏기를 하면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이어 압신 고트비 코치의 지도 아래 선수들은 2인 1조로 짝을 지어 다양한 동작의 하체근육 이완운동을 하면서 오는 2일 가나 평가전을 앞두고 본격적인 전술훈련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상 컨디션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햇빛이 반짝였던 글래스고 하늘은 어느새 검은 먹구름이 몰려와 어두워지면서 가는 빗줄기가 시작되는 듯 하더니 이내 소나기로 바뀌면서 훈련 중인 선수들의 옷은 어느새 비에 푹 젖고 말았다.

비가 계속 내리자 대표팀 지원 스태프는 미리 준비한 타월을 선수들에게 재빨리 나눠줘 행여나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한편 코칭스태프는 머레이 파크의 잔디상태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고트비 코치는 훈련에 앞서 "아주 짧은 잔디다.

상태가 매우 훌륭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글래스고=연합뉴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