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사업이 효성그룹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룹의 모태 사업이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섬유사업 대신 7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공업의 비중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효성은 변압기(57%)와 차단기(71%)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 미국 등지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며 '글로벌 중공업 기업'이라는 브랜드 구축에도 적극 나섰다.

중공업 사업은 지난 2월 전력PU(퍼포먼스 유니트)장을 맡은 조현문 전무(조석래 회장의 차남)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새 성장엔진으로 육성하는 분위기다.

효성의 조용한 변신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식음료 회사에서 중공업 회사로 완전히 사업 구조를 바꾼 두산그룹과 달리 효성의 변신은 조용하다.

2004년 대우종합기계 인수전에서 두산에 고배를 마신 뒤 일단은 '유기적(자체적) 성장'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은 매출액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빈자리를 중공업사업으로 채워가고 있다.

지난 1분기 효성 중공업사업부문의 매출은 1876억원.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6%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반해 섬유사업 매출은 1900억원으로 1년 동안 12.6% 줄었다.

1분기 중공업사업의 매출 비중도 16.2%로 섬유사업 매출 비중(16.4%)을 근소한 차이로 따라잡았다.

특히 영업이익에서 중공업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1.1%로 -94.7%를 기록한 섬유사업과 비교해 완전한 '효자 사업'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글로벌 중공업 기업으로

중공업부문의 빠른 성장세는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 덕에 가능했다.

전력 수요가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중국과 세계 최대 전력시장인 미국에서 잇달아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글로벌 중공업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효성은 지난 3월 조 전무 주도로 중국 장쑤성 난퉁유방변압기유한공사를 인수,2만5000MVA 규모의 변압기 공장을 새로 짓기로 하는 등 해외 기업 M&A에도 적극 나섰다.

미국 시장에서도 효성은 지난해 변압기 시장에서만 7000만달러 규모를 수주할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워싱턴주에 위치한 전력회사 BPA로부터 525㎸급 초고압 변압기 10대를 수주하는 등 올해 1억달러 이상을 따올 계획이다.

제품 및 시장 다변화가 관건

하지만 아직까지는 중공업부문의 매출이 대부분 한전 납품에 의존하고 있고 변압기 차단기 등 수익을 내는 제품도 한정돼 있는 게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2004년 대우종합기계,지난해 대우정밀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도 중공업사업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효성은 중국 미국 등지로 한정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아시아 다른 지역과 중동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엔지니어링 플랜트 공사의 중전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제품 다변화를 위해 750㎾급 풍력 터빈 모델을 개발,풍력발전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