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코카콜라.맥도날드, 한국서에서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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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월마트의 전격적인 한국 철수 소식을 보도하면서 "월마트가 1990년대 초반부터 해외시장 확장에 나선 이래 패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시장에 자신만만하게 들어왔다가 '완패'를 맛본 미국계 글로벌 플레이어는 월마트뿐이 아니다.
이 회사를 포함,코카콜라와 맥도날드 등 미국을 상징하는 3개 브랜드가 약속이라도 한 듯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코카콜라는 탄산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 외에도 식혜,매실,홍삼 등을 원료로 한 '한국형 음료'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면서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롯데리아 등 한국의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추월당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미국 브랜드 빅3' 줄줄이 고전
해외 업체들의 한국 상륙은 1980년대 외식분야에서부터 시작됐다.
84년 4월 KFC와 버거킹이 하루 간격으로 종로에 1호 매장을 연 데 이어 맥도날드도 88년에 진출했다.
이들 업체는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세등등하게 들어왔지만 토종 기업들의 두터운 벽에 부딪쳐 적자영업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간판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의 경우 지속적인 영업부진을 반영,2003년 말 343개였던 매장이 현재 300여개로 줄어들었고 2003,2004년 연속 매출이 뒷걸음치기까지 했다.
반면 토종 경쟁 업체인 롯데리아는 매장수가 791개로 맥도날드의 2배가 넘는다.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에서 현지 업체에 선두를 뺏긴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코카콜라도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현지 음료시장 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한국에서는 롯데칠성이라는 거대 토종 음료 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칠성의 음료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하는 데 반해 코카콜라의 한국 내 생산·판매 업체인 한국코카콜라보틀링(CCKBC)의 점유율은 그 절반인 20% 정도에 그치고 있다.
CCKBC 관계자는 "한국에는 탄산 음료 외에도 식혜,매실 음료 등 전통 소재의 다양한 음료 제품이 있어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토종 노하우'에 밀린 '글로벌 스탠더드'
미국 대표 브랜드 기업들을 완패시킨 토종 기업들의 공통된 성공 전략은 '선(先)벤치마킹,후(後)차별화'로 요약된다.
이마트의 사례가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이마트는 1999년 11월 20호점인 산본점을 낼 때까지만 해도 월마트와 같은 '창고형 매장'을 유지했지만 할인점 경영의 노하우가 쌓인 이후엔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일관했다.
산본점을 시작으로 매장에 지게차와 박스를 없애고 월마트 등에는 없는 신선식품을 대거 들여놓기 시작했다.
반면 월마트 등 미국 브랜드 기업들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맹신하다 완전히 허를 찔렸다는 진단이다.
월마트는 까르푸와 마찬가지로 '창고형 매장'을 고집한 끝에 2004년 무렵부터 내부 인테리어를 한국형으로 바꾸는 등 뒤늦은 변화를 시도했지만,이미 시장에서 승부가 갈린 뒤였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현장경영을 소홀히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발로 뛰며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해야 하는데 컨설팅 회사의 자료만 받으며 책상 앞에서 '데이터 경영'만 고집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란 설명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하지만 한국시장에 자신만만하게 들어왔다가 '완패'를 맛본 미국계 글로벌 플레이어는 월마트뿐이 아니다.
이 회사를 포함,코카콜라와 맥도날드 등 미국을 상징하는 3개 브랜드가 약속이라도 한 듯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코카콜라는 탄산음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 외에도 식혜,매실,홍삼 등을 원료로 한 '한국형 음료'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면서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롯데리아 등 한국의 토종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추월당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미국 브랜드 빅3' 줄줄이 고전
해외 업체들의 한국 상륙은 1980년대 외식분야에서부터 시작됐다.
84년 4월 KFC와 버거킹이 하루 간격으로 종로에 1호 매장을 연 데 이어 맥도날드도 88년에 진출했다.
이들 업체는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세등등하게 들어왔지만 토종 기업들의 두터운 벽에 부딪쳐 적자영업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간판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의 경우 지속적인 영업부진을 반영,2003년 말 343개였던 매장이 현재 300여개로 줄어들었고 2003,2004년 연속 매출이 뒷걸음치기까지 했다.
반면 토종 경쟁 업체인 롯데리아는 매장수가 791개로 맥도날드의 2배가 넘는다.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에서 현지 업체에 선두를 뺏긴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코카콜라도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현지 음료시장 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한국에서는 롯데칠성이라는 거대 토종 음료 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칠성의 음료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하는 데 반해 코카콜라의 한국 내 생산·판매 업체인 한국코카콜라보틀링(CCKBC)의 점유율은 그 절반인 20% 정도에 그치고 있다.
CCKBC 관계자는 "한국에는 탄산 음료 외에도 식혜,매실 음료 등 전통 소재의 다양한 음료 제품이 있어 애를 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토종 노하우'에 밀린 '글로벌 스탠더드'
미국 대표 브랜드 기업들을 완패시킨 토종 기업들의 공통된 성공 전략은 '선(先)벤치마킹,후(後)차별화'로 요약된다.
이마트의 사례가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
이마트는 1999년 11월 20호점인 산본점을 낼 때까지만 해도 월마트와 같은 '창고형 매장'을 유지했지만 할인점 경영의 노하우가 쌓인 이후엔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일관했다.
산본점을 시작으로 매장에 지게차와 박스를 없애고 월마트 등에는 없는 신선식품을 대거 들여놓기 시작했다.
반면 월마트 등 미국 브랜드 기업들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맹신하다 완전히 허를 찔렸다는 진단이다.
월마트는 까르푸와 마찬가지로 '창고형 매장'을 고집한 끝에 2004년 무렵부터 내부 인테리어를 한국형으로 바꾸는 등 뒤늦은 변화를 시도했지만,이미 시장에서 승부가 갈린 뒤였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대표는 "현장경영을 소홀히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발로 뛰며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해야 하는데 컨설팅 회사의 자료만 받으며 책상 앞에서 '데이터 경영'만 고집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란 설명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