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책연구원과 국제경쟁력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조사대상 66개국 중 22위로 평가됐다고 23일 발표했다.
두 연구기관이 매년 내놓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발표 첫해인 2001년엔 22위였으나 2002년엔 24위,2003년과 2004년엔 25위로 하락했다.
지난해엔 22위로 다시 상승했으나 올해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이번 평가는 4개의 물적요소(생산요소,시장수요,관련 및 지원산업,경영여건)와 4개의 인적요소(근로자,정치가 및 행정관료,기업가,전문가) 등 8개 부문에 대한 자료 분석 및 전 세계 KOTRA 해외무역관을 통한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정치·행정이 경쟁력 갉아먹어
두 연구기관이 공동 발표한 '국가경쟁력 연구 2006 보고서'에 따르면 8개 부문 중 경쟁력이 상승한 부문과 하락한 부문은 각각 4개였다.
시장의 크기와 질을 나타내는 시장수요 조건은 지난해보다 5단계 높아진 13위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의 역량과 경영여건은 각각 2단계 올라 15위와 30위에 랭크됐다.
근로자들의 양적 규모와 질적 경쟁력을 나타내는 항목은 7단계 높아지긴 했지만 54위에 불과,여전히 세계 최하위권으로 진단됐다.
경쟁력이 나빠진 항목에선 정치가 및 행정관료의 5단계 하락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생산요소 조건,관련 및 지원산업,기업가 등은 1~3단계 하락에 그쳤다.
연구를 주도한 조동성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시장수요 요건과 전문가부문에서 상승세를 보임으로써 선진국형 경쟁력 구조가 한층 강화됐다"면서도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전문가 그룹의 비중을 높이고 고유의 디자인과 브랜드 등을 갖춘 제품·서비스를 창출하는 등 철저한 경쟁지향적 체제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유럽 국가 벤치마킹해야"
이번 연구의 특징 중 하나는 조사대상 66개 국가를 국민수와 국토 크기 등의 기준으로 대·중·소로 분류한 뒤,경쟁력의 수준을 그룹별로 매긴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호주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은 대그룹으로 분류되며,한국은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대만 등과 함께 중그룹에 포함된다.
한국은 중그룹 24개 국가 중 경쟁력 순위가 9위이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같은 중그룹에 속해 있으면서 경쟁력이 앞서는 스웨덴(중그룹 중 1위) 노르웨이(2위) 핀란드(3위) 등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66개국 중 국가경쟁력 1위는 미국이었으며 네덜란드 덴마크 캐나다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 국가들은 홍콩 8위,싱가포르 11위,일본 16위,대만 20위,중국 24위 등이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