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이장우 등 객원가수도 함께 해

2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7천여 명으로 가득 메워진 그룹 공일오비(장호일ㆍ정석원)의 컴백 콘서트장은 2006년이 아닌 90년대에 머물고 있었다.

90년 '텅 빈 거리에서'를 크게 히트시키며 데뷔한 공일오비는 96년 낸 6집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음반으로는 10년, 콘서트로는 그보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의 재회였지만 공일오비, 객원가수, 팬 모두 그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1부는 '5월 12일' '어디선가 나의 노래를 듣고 있을 너에게' 'H에게' '우리 이렇게 스쳐 보내면' '슬픈 인연' 등 서정적인 발라드곡 위주로 꾸며졌다.

어떤 이는 철 없는 초등학생 때, 어떤 사람은 대입 시험을 준비하던 때, 또 어떤 이는 연인과의 이별에 가슴 아파하며 들었던 그 노래는 그때의 추억을 잔인할 만큼 생생하게 재생시켰다.

그래서 가수도 관객도 목이 멨다.

'너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 '친구와 연인' '단발머리' '아주 오래된 연인들' '수필과 자동차' 등 템포 빠른 곡으로 꾸며진 2부 무대에서 관객은 홍대앞 클럽에라도 온 듯 자리에서 일어나 펄쩍펄쩍 뛰었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아줌마' '아저씨'까지 아이처럼 뛸 수 있게 하는 공일오비의 저력이었다.

이날 공연의 보컬은 윤종신, 이장우, 김태우, 박정현, 조성민 등 공일오비의 객원싱어로 활동한 가수들이 맡았다.

역시 그를 빼고는 공일오비를 거론할 수 없어서일까.

아직도 공일오비의 멤버로 '오인'되곤 하는 윤종신이 무대에 올랐을 때는 공연의 절정에 달했다.

'평균 연령 35세의 서방신기'로 소개된 객원싱어들과 공일오비는 '깜짝 댄스'를 선보이며 관객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마지막곡이 연주되기 전 콘서트장 스크린에는 '이 노래를 부른 지 벌써 16년이 지났습니다.

이 노래가 없었으면 윤종신도, 공일오비도 없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지나갔다.

공일오비를 세상에 알린 곡 '텅 빈 거리에서'였다.

공연이 끝났다고 관객이 얌전히 돌아갈 리가 없다.

이어지는 앙코르 요청에 공일오비와 객원싱어는 다시 무대에 나와 앙코르 곡에 제격인 '이젠 안녕'을 돌아가며 부른 뒤 작별을 고했다.

7월 말께 7집 음반을 발표하는 공일오비는 8월 초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새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를 다시 연다.

(서울연합뉴스) 신기원 기자 lalal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