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프로슈머 時代' ‥ 소비자가 상품개발부터 마케팅전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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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고객이 '프로슈머'(참여형 소비자)로 진화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고객으로 이뤄진 자문단을 운영하는 것이 핵심.자문단에 참여한 고객들이 만족도 점수를 매기는 소극적 입장에서 벗어나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고객자문단을 통해 고객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최대한 활용하겠다(LG카드 천정국 과장)"는 취지다.
현대 삼성 LG카드의 자문단 활동이 활기를 띠자 비씨 롯데 신한카드 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8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사절단(Brand Ambassador)은 홈페이지에 카드 이용에 대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올리고 광고 평가,주제별 설문 등을 진행한다.
이영선 e비즈팀 대리는 "신상품과 광고에 대한 반응을 가장 빨리 알 수 있다"며 "인터넷이 없었다면 300명의 회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 달 900여건의 의견이 올라오면 브랜드 실무자뿐 아니라 임원들도 수시로 체크한다.
'현대카드W' 광고에 등장했던 W베어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등 홍보 전략에 이용한 것도 브랜드 사절단의 아이디어였다.
고객 입장에서 솔직한 의견이 의사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삼성카드 CS패널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매주 과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뿐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임직원이 함께한 자리에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토론한다.
고객이 찍은 사진을 신용카드 배경으로 사용하는 '셀디 카드',맛집과 각종 할인혜택을 소개하는 '맛多맛多' 서비스도 이들이 제안한 것.
자문단에는 포인트 적립과 무이자 할부 등 혜택이 주어진다.
각종 공연이나 가족캠프뿐만 아니라 샤라포바-윌리엄스의 슈퍼매치 같은 특별 이벤트에 초대된다.
최근에는 인센티브도 강화하는 추세다.
LG카드는 2002년부터 운영하던 '고객평가단'을 올해부터 '자문단'으로 재편하면서 포상제도를 업그레이드했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회원에게 최고 100만원의 기프트카드를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참여도와 제안 내용 등을 점수화해 매달 상품권과 활동비를 준다.
삼성카드 CS패널 20명은 3개월 동안 매월 50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활동 내용이 우수하면 활동 기간도 연장된다.
외환카드가 모집 중인 20명의 '브랜드 서포터스'도 선정시 각각 30만원의 경품과 기프트카드를 받는다.
심사과정이 까다롭지만 현재 200명 이상 응모한 상태다.
고객자문단의 브랜드 충성도는 최고 수준이다.
현대카드 브랜드 사절단 멤버인 김현상씨(31)는 "의견이 즉각 반영되는 모습을 보면서 브랜드에 대한 애착도 높아졌다"며 "이제 다른 카드는 안 쓴다"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