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 등 2차적인 가공 없이 살아있는 세포 내부를 3차원의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는 고성능 바이오 현미경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재용 박사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세포 내부 기관들을 살아있는 채로 100∼30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까지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3차원 바이오 탐색기술(CARS)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 현미경은 관찰을 위해 세포를 염색하거나 단면을 자르지 않고도 입체영상으로 세포 내부를 생생히 볼 수 있는 점이 특징.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세포부터 밀리미터(mm) 정도의 생체 조직에 이르기까지 그 구조를 수백㎚ 단위로 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 광학·레이저 현미경으로 투명한 세포를 보려면 대개 세포를 염색하거나 형광물질을 투여하는 등 2차 가공이 이뤄져야만 가능했다.

또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할 경우에도 세포를 얼린 후 단면을 잘라내야 했다.

이에 따라 세포가 죽거나 손상을 입은 상태로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세포 각 기관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보기가 어려웠다.

이 박사팀은 이번에 3개의 레이저를 장착한 후 원하는 세포 부위에 맞도록 각기 적절한 파장의 빛을 쏘아 보내는 방식을 적용,세포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박사는 "이처럼 여러 레이저의 파장을 조절하는 기법을 쓰면 보고 싶은 세포 속 특정 부분을 따로 염색하지 않고도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며 "암 세포 내의 지질 분포나 피부 조직에 약물이 침투하는 과정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분해능 바이오 현미경 기술 분야에서는 미국 하버드대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세계적으로 앞서 있으며 특히 이번에 개발한 현미경은 실용성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앞으로 세포 영상 측정용 바이오 현미경,생체조직 영상 진단용 내시경,약물 및 나노 화장품의 피부조직 침투 측정기,신약 탐색 기기 등 다양한 바이오 의료기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