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코어는 어디에서 결정될까.

티샷은 물론 어프로치샷도 잘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린에서 플레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스코어가 결정된다.

쇼트게임 전문교습가인 데이브 펠즈(미국)에 따르면 전체 스코어 중 퍼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달한다.

90타를 치는 '보기 플레이어'의 경우 한 라운드에 38∼39회의 퍼트를 한다는 얘기다.

'골프게임에서 그린을 정복하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퍼트를 조금이라도 잘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본다.


○경사를 잘 읽으라

퍼트하기 전 예비동작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린의 굴곡이나 경사를 잘 읽어야 친 볼이 원하는 대로 간다.

그린에서는 일단 낮은 곳에서 퍼트라인을 살피는 것이 긴요하다.

자세도 쭈그리든지,엎드리든지 하여 가능한 낮추면 라인이 잘 보인다.

그린 주변에 물이나 산이 있으면 높낮이 파악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물 있는 쪽이 낮고,산 있는 쪽이 높다.


○정렬을 잘 하라

볼이 홀을 곧바로 향하고 몸과 퍼터헤드는 퍼트라인과 스퀘어를 이뤄야 친 볼이 똑바로 나간다.

그래서 프로골퍼들 중에도 볼에 '⇒' '―' '·' 등의 표시를 해 정렬에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다.

또 볼∼홀 선상으로 볼 앞 가까운 지점에 이른바 '중간 목표물'을 정한 뒤 그 곳을 향해 스트로크하는 것도 볼을 똑바로 보내는 방법 중 하나다.

스트로크가 아무리 좋아도,정렬이 제대로 안 되면 볼은 엉뚱한 곳으로 가버린다.


○스트로크는 스피드(거리)에 중점을 두라

준비가 끝났으면 칠 차례다.

아마추어들은 이때 거리(스피드)보다 방향(라인)에 더 신경을 쓴다.

그런데 퍼트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일부 프로골퍼는 '중요성으로 따지면 거리가 방향의 4배다'고 주장한다.

다시 펠즈의 말을 빌리면 '볼이 홀에서 43cm 지나칠 정도의 세기로 치는 것이 홀인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어쨌든 짧게 치면 길게 치는 것보다 들어갈 확률이 아예 '0'이거나,현저히 낮아진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결과는 귀로 확인하라

골퍼들은 200m가 넘게 나가는 드라이버샷을 할 때보다 50cm거리의 쇼트퍼트를 할 때 더 일찍 고개를 드는 경향이 있다.

스트로크의 결과가 빨리 드러나는 것일수록 골퍼들의 마음도 그에 비례해 조급해진다는 방증이다.

퍼트,특히 쇼트퍼트의 성공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홀인여부를 귀로 확인한다는 자세다.

헤드업을 하는 시간을 단 1초만 늦추면 1타가 세이브될 수 있다.


○3퍼트,쇼트퍼트 미스도 인정하라

레티프 구센,헤일 어윈,그레그 오웬….최근 짧은 퍼트를 놓쳐 화제가 된 선수들이다.

내로라하는 프로골퍼들도 그렇다.

1m 내 퍼트라도 성공률 100%를 보이는 골퍼는 없다.

50∼70cm거리의 퍼트 미스,그에 따른 3퍼트 등에 너무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

한 라운드에 한두 번 나오는 것은 '골프의 한 부분' '누구에게나 다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얼른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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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로 본 퍼트 ]

4인치 룰

퍼트라인의 브레이크가 4인치(약 10cm)가 안 되면 홀 바깥쪽을 겨냥하지 말라는 얘기.홀의 직경이 4.25인치이므로 브레이크가 4인치 이내일 경우 홀 가장자리를 겨냥해도 홀인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4.25인치

홀의 직경인데 cm로는 10.8이고 mm로는 108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골퍼의 '백팔번뇌'가 이 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홀 직경은 볼 직경(1.68인치)의 세 배에 해당한다.

10초

퍼트한 볼이 홀 가장자리에 걸려 있을 경우 골프규칙에서 허용하는 기다릴 수 있는 시간.골퍼가 홀 주변에 다가가서 10초 내에 볼이 홀에 떨어지면 전(前) 스트로크로 홀아웃한 것으로 간주된다.

'X10' 룰

데이브 펠즈가 주장하는 것으로 2단 그린에서 퍼트할 때 거리 계산하는 방법.즉 그린 아래층과 위층의 높이에 10을 곱한 다음 그 거리만큼 가감해 스트로크하라는 것.예컨대 그린 위·아래층의 높이가 30cm라고 하자.여기에 10을 곱하면 3m가 된다.

그린 아래에서 위로 퍼트할 경우 평지에서 퍼트할 때보다 3m 더 길게 친다는 생각으로 퍼트하라는 얘기다.

17인치 룰

퍼트의 세기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볼이 홀을 17인치(약 43cm) 지나서 멈출 정도로 치는 것이 홀인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홀주변은 수많은 골퍼들이 밟고 지나간 터라 잘 보이지 않지만 울퉁불퉁(lumpy donut)하게 마련이다.

퍼트한 볼이 이 '장벽'을 지나 홀인이 되려면 그 정도의 스피드가 가장 적절하다는 이론이다.

17인치는 일반적 퍼터의 반에 해당하는 길이다.

70%

'보기 플레이' 수준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90cm 거리의 퍼트를 성공할 확률.선뜻 '기브'(OK)를 주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열 번 중 세 번은 실패한다고 하므로,첫째도 '신중',둘째도 '신중'하게 치는 수밖에 없다.

미국PGA투어 프로들은 그 거리에서 99% 성공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