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청부사'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래된 연인' 엘리자베스와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11일 오전 인천공항에 내리며 10개월여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히딩크 감독은 역시 엘리자베스와 함께였다.

한.일 월드컵을 4개월여 앞둔 2002년 2월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에 참가할 당시 처음으로 엘리자베스를 공개한 이후 4년이나 흘렀는데도 사랑이 전혀 식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일주일 가량의 방한 일정에는 SBS 대담 프로그램에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와 함께 출연하는 것 이외에는 축구와 관련된 것이 없다.


몇몇 행사 참여 및 광고 촬영만 마치면 나머지 시간은 모두 휴가인 셈.

특히 현 호주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방한 전날인 10일 네덜란드에서 호주의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고 나름대로 후련한 마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머리를 싸매며 전술을 생각해 내고 경기마다 가슴을 졸여야 하는 월드컵 직전, 달콤할 수밖에 없는 휴가에 엘리자베스를 데려온 것은 그녀와 함께 있으면 그만큼 편안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는 애인 히딩크 감독이 입국장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자신의 바퀴 달린 가방(캐리어)을 끌고 걸어가며 기자들에게 질문 공세를 받자 캐리어를 대신 들어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이처럼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연인과 4년 이상 사귀어온 때문이었을까.

이날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히딩크 감독은 평소보다 몸무게가 훨씬 불어난 듯했다.

5분여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공항 귀빈실 쪽으로 발길을 옮긴 히딩크 감독은 곧바로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김해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그는 이날 네덜란드 전자업체이자 에인트호벤 구단의 공식 후원사인 필립스 전자 자회사 OTB솔라가 경남 창원의 ㈜KPE(구 포톤반도체) 공장에 수출한 솔라셀(태양전지) 설비 준공식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히딩크 감독은 행사 직후 곧바로 상경해 삼성전자 광고 촬영과 SBS 대담프로그램 출연 등을 소화한 뒤 17일 호주로 향할 예정이다.

(영종도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