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법적 분쟁을 겪었던 경기도 광주의 '경기 샹그릴라CC'가 국내 골프장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임대 영업'을 시작했다.

경기 샹그릴라는 골프장의 '영업권 소유자'와 '토지 소유자'가 달라 10여년간 법정 소송 등으로 파행운영을 거듭해온 곳.

최근 법원의 중재로 토지 소유자는 연간 20억원을 받고 영업권 소지자에게 10년간 임대하라는 결정이 내려지면서 정상운영되고 있다.

이 골프장 책임자로 지난 3월 취임한 이길환 사장(54)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리베라CC 사장을 지내면서 36홀 코스 리노베이션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회원도 주주도 모두 행복해지는 '올 해피(All happy)'가 경영목표입니다.

법정대립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전에 불과합니다.

회원들이 하루빨리 파란 잔디 위에서 마음껏 플레이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지요."

이 사장은 리베라CC에서의 경험을 살려 경기 샹그릴라의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다.

단순히 개·보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명문'으로 탈바꿈시켜 회원이나 주주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화합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9홀을 증설하고 18홀 코스를 개·보수할 겁니다.

우선 클럽하우스 신축,전동카트 도입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이 사장은 프로급 골프실력을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0년 전국 아마추어대회인 '설록차배' 본선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은 본선 18홀 최소타 기록으로 남아 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80야드에 달한다.

이 사장은 1978년 골프와 첫 인연을 맺었다.

골프를 친 것은 아니고 벽산그룹 자금담당총괄 시절 부도가 나 당시 제일은행이 관리하고 있던 유성CC를 인수하면서 관여하게 됐다.

1985년 벽산에서 운영하는 안양쇼핑센터로 발령난 후 '접대골프'를 자주 하면서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 증권회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골프를 통한 비즈니스를 전담했다.

2000년엔 신안 리베라 그린힐 등을 보유하고 있는 신안그룹에 들어갔고,이듬해 리베라CC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골프장 경영에 나섰다.

"그동안 골프장은 '온실 안 영업'을 해왔어요.

그러나 이제는 경쟁시대에 돌입했습니다.

다른 골프장보다 뛰어나고 차별화하지 않으면 골퍼들로부터 외면받는 시대가 온 것이지요.

문제가 많았던 경기 샹그릴라CC를 수도권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골프장의 하나로 만들겠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