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현대상선 지분 매입을 둘러싸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범 현대가(家)'인 성우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현대상선 주식 60만여주를 사들인 기타법인은 성우그룹인 것으로 확인됐다. 성우그룹은 고 정순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선씨가 대주주로 현대시멘트 성우종합건설 등을 거느리고 있다. 정순영씨는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60만여주는 지분율로 따지면 0.6% 정도로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를 쥘 정도는 아니지만 향후 지분 추가 확대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성우그룹의 지분매입 배경을 두고 관측이 무성하다. 일각에선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증권 창구를 통해 매입했다는 점에서 현대그룹측 우호지분으로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성우그룹이 왜 지분을 매입했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성우그룹측은 현대상선 지분매입 사실과 매입배경 등에 대해 즉각 확인해주지 않았다.

현대상선은 현재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 그룹이 26.68%,현대중공업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KCC가 6.26%,현대엘리베이터와 현정은 회장 등 현대그룹측이 20.53%를 갖고 있다. 또 현대건설도 8.69%의 지분을 갖고 있어 현대건설을 누가 인수하느냐가 경영권 장악의 관건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이날 현대상선 주가는 3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마감하고 2.56% 오른 2만6000원으로 마감됐다. 최근 5일간 64.6%가 오른 셈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