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안고 있는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s)을 인수하고 이를 되파는 비즈니스가 호황을 맞고 있다.

각국 금융당국이 은행 등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정리를 독려하고 있는 데다 전 세계에 걸친 부동산 버블의 영향으로 금융권의 부실채권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부실채권 규모가 9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이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의 부실채권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부실채권 비상

각국 은행들이 최근 20여년간 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부실채권은 급속히 증가했다.

특히 저금리와 부동산 붐을 타고 부실채권은 절대금액은 물론 비율도 급격히 높아지는 양상이다.

회계법인 언스트&영의 보고서에서 드러난 것처럼 중국의 부실채권은 9000억달러를 넘어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이미 앞선 것으로 알려졌고 독일의 부실채권액도 3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최고치의 절반으로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1000억달러를 넘는 수준이며 인도의 부실채권 규모도 최근 급증,세계 4위권인 300억달러에 달한다.

일본 태국에서 중국 인도 등지로

부실채권의 주된 투자자인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들은 90년대 초부터 버블 붕괴를 경험한 일본과 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은 태국 등에서 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일본의 부실채권 규모가 최고치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데다 태국도 금융위기를 벗어남에 따라 이들 시장을 떠나 최근에는 중국 인도 등지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다.

중국 당국은 부실채권의 심각성을 인식,조속히 처리토록 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담보 대출 중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부실채권화 하는 경우가 최근 급증,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언스트&영의 베이징 파트너 잭 로드만은 "부실채권 문제는 중국 정부에는 큰 고민거리지만 이를 헐값에 사들이려는 투자자들에게는 더없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위험 고수익 시장

부실채권 시장은 그러나 전형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risk high-return,고위험 고수익) 시장이다.

일단 채권회수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회수가 어려운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로드만은 "이머징 마켓의 부실채권 투자수익률은 25~30%로 상대적으로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국의 경우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데다 관련 인프라도 부족,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 법 체계가 불명확한데다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부동산의 주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고 국가가 지분을 갖고 있는 부동산의 경우 처분에 여러가지 제약도 따른다.

중국에서 5년 넘게 부실채권 투자를 해 온 DAC 매니지먼트의 사장 필 그로브스는 "짧지 않은 시간 중국에서 투자해 왔지만 지금도 매일 새롭게 배우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