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의 한국까르푸 인수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한국까르푸 최고의 '알짜 매장'으로 꼽히는 야탑점의 경매 일정이 일러야 7월 중에나 잡힐 예정이어서 최종 인수계약이 그 이후로 미뤄지는 데다 이랜드가 야탑점 경매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한국까르푸측에서 야탑점 매장을 재확보해 우리에게 넘겨주는 게 순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한국까르푸 인수에 실패한 신세계 이마트와 삼성테스코(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할인점 '빅3'가 야탑점 매장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경매 결과에 따라서는 이랜드가 한국까르푸의 32개 점포 중 알짜 매장인 야탑점을 빼놓은 채 나머지 31곳만 넘겨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경우 까르푸와 이랜드 간에 가격 등 매매조건 재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까르푸 야탑점이 입점해 있는 성남 분당신도시 테마폴리스의 경매를 맡은 성남지방법원 경매1계 관계자는 "권리 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물건도 경매 신청 6개월 후 처음 경매에 들어간다"며 "테마폴리스의 경우 복잡한 권리 관계를 검토하는 데 다른 물건보다 시일이 걸려 일러도 7월이 돼야 1차 경매 날짜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폴리스의 주 채권자인 삼성중공업은 작년 12월 경매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경매 일정이 늦어지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으며 까르푸측에서 야탑점 매장을 재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다른 업체에 이 매장이 넘어가는 경우는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까르푸 야탑점이 이 회사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았던 만큼 신세계 롯데 이마트 등이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제시,매장 운영권을 따내 할인점 업계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어서 경매 결과에 따른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할인점업계 '빅3'가 야탑점에 눈독을 들이는 건 당장 인수하더라도 흑자를 낼 수 있는 알짜 점포인 데다 주위에 경쟁 매장이 없는 '나홀로 점포'이기 때문이다.

야탑점의 지난해 매출은 1350억원으로 한국까르푸의 전체 매출 2조600억원의 6.55%에 불과했지만 순익은 60억원으로 전체 순익(69억원)과 맞먹었다.

야탑점은 또 매출에서도 롯데마트 43개 점포의 평균액 825억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한 점포의 매출이 1300억원을 넘는 점포는 롯데마트의 경우 전체 43개 가운데 7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트는 79개 가운데 40개,홈플러스는 43개 점포 중 20개 정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점포를 늘리려 해도 마땅한 땅이 없는 실정"이라며 "점포 부지를 알려주면 최고 1억원까지 포상하는 상황에서 중복 점포가 없는 매장의 경매에 응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