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씻은 뒤 팩에 담은 쌀,껍데기를 벗겨낸 달걀….'

주요 백화점들이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초보·맞벌이 주부의 번거로움을 해결해주는 음식 재료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고객의 의견을 즉각 반영한 제품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최근 할인점 등 다른 유통점포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이 쇼핑 주도권을 쥔 '구매자 시장(buyers' market)'으로 바뀌고 있는 데 따른 백화점들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씻은 쌀 '쿨 라이스'와 껍데기를 제거한 달걀 '네모난 계란'의 팩 제품을 출시했다.

올 들어 접수한 주부 고객들의 불만 사항을 즉각 반영한 제품들이다.

지난 17일부터 전점 식품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쿨 라이스'는 기존의 씻은 쌀과 달리 저온(5도)에 보관,신선도를 높였다는 것.냉장 보관하면 수분 증발을 막아 쌀에 윤기가 흐르고 햅쌀의 맛이 오래도록 유지된다는 게 현대백화점측의 설명이다.

제품은 현미와 백미 두 가지로 가격은 2kg에 9500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팩에 담은 '네모난 계란'도 인기다.

'네모난 계란'의 가장 큰 특징은 달걀을 깨거나 섞는 번거로움 없이 개봉 후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 조리 시간이 단축되고 편리하다는 점.

달걀 8개 분량의 400g 1팩 2500원,4개 분량의 200g 1팩은 13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노른자와 흰자를 섞어 놓은 '전란' 제품과 흰자로만 된 '난백' 상품으로 구분,판매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또 25일부터 천연조미료를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 즉석 조미료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멸치 다시마 새우 가쓰오부시를 고객이 원하는 만큼 매장에서 직접 갈아서 통에 담아준다.

최보규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바이어는 "매장을 찾는 주부들의 의견을 즉각 반영한 제품을 내놓으면 고객의 충성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매출도 늘어난다"며 "이런 제품 개발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지난달 말 반찬 부틱 매장 '소담'을 열었다.

미리 만든 반찬을 진열해놓던 기존 반찬 코너와 달리 당일 출근길에 고객이 주문하면 전문조리사 3명이 직접 만들어 퇴근길에 찾아갈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김치 40가지,장아찌 20가지,젓갈 10가지,전류 20가지,반찬류 60가지 등 150가지를 취급하고 있다.

시금치 취나물 도라지 무청 머위나물 등은 100g당 1900원 선이다.

하루 평균 방문고객은 120명 정도로 출시 초기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이 밖에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맞벌이 주부와 초보 주부를 겨냥해 즉석조리 해물탕,양념구이 생선,생선커틀릿,낙지볶음 등으로 즉석 조리식품 메뉴를 다양화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