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배분회의 ‥ 복지분야 세출 구조조정 강력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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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2006년 재원배분회의에서는 어떤 논의가 이뤄졌을까.
회의 직후 청와대와 국정홍보처가 철도공사 부채해결 방법 등 일부 논의사항을 공개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주요 내용이 '대외비'로 정해져 회의장 안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논의 내용도 그렇지만 이날 회의는 국무위원들이 '밤샘 공부'까지 했을 정도로 치열한 논리전을 펼친 자리여서 관가에서는 과연 누가 토론에서 우위에 섰는지도 관심이다.
○어떤 얘기 오갔나
회의의 주제는 '어느 분야에 얼마의 돈을 쓸 것인가'(부처별 예산한도)와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할 것인가'(재원 마련방안) 등 두 가지였다. 어디다 돈을 더 쓸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 양극화,저출산·고령화,남북협력,국방개혁 등이 주요 지출 확대 분야다.
격론은 '어디서 얼마의 지출을 줄일 것인가'를 놓고 벌어졌다고 한다. 노 대통령도 모두 발언에서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예산을 최대한 아껴쓰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토론 주제를 못박았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복지분야는 더 쓸 곳도 많지만 성격상 한 번 늘리면 줄이기도 힘들다"며 복지 분야 세출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원마련 얘기는 '지출 구조조정'까지였다. 정작 관심의 대상인 '세입을 얼마 늘릴지'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후인 6~7월께로 논의가 미뤄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토론 시간도 그렇지만 비과세·감면축소 등 세입확대 문제는 다소 민감한 사항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철도공사 부채해결을 위한 역세권 개발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의 호남고속철 건설 △국민연금법 연내 개정 등의 방향도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장관 논리 돋보여
회의는 22일 오전 9시반부터 시작됐다. 대통령의 모두 발언 후 토론 주제를 제안하는 내용의 영상물 2편을 감상한 후 곧바로 토론으로 들어갔다. 토론은 식사시간을 빼고는 오후 8시까지 이어졌으며 이튿날에도 오전 9시에 재개돼 오전 11시반까지 계속됐다.
마라톤 회의에도 참석자들의 열의는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행사 관계자는 "중간에 대통령이 발언 시간을 3분 내로 제한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유 장관은 전체 29개 토론주제 중 관련 주제가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9개로 가장 많았을 뿐 아니라 토론과정에서 논리와 해법이 단연 뛰어났다는 것. 일부 관계자들은 "마치 유 장관을 위한 자리같아 보였다"고 평했다.
두 번째날 회의를 주재한 한명숙 총리의 차분하고 깔끔한 말솜씨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변양균 장관은 회의 직후 "한 총리의 차분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어법에 감탄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
회의 직후 청와대와 국정홍보처가 철도공사 부채해결 방법 등 일부 논의사항을 공개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주요 내용이 '대외비'로 정해져 회의장 안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논의 내용도 그렇지만 이날 회의는 국무위원들이 '밤샘 공부'까지 했을 정도로 치열한 논리전을 펼친 자리여서 관가에서는 과연 누가 토론에서 우위에 섰는지도 관심이다.
○어떤 얘기 오갔나
회의의 주제는 '어느 분야에 얼마의 돈을 쓸 것인가'(부처별 예산한도)와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할 것인가'(재원 마련방안) 등 두 가지였다. 어디다 돈을 더 쓸지는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 양극화,저출산·고령화,남북협력,국방개혁 등이 주요 지출 확대 분야다.
격론은 '어디서 얼마의 지출을 줄일 것인가'를 놓고 벌어졌다고 한다. 노 대통령도 모두 발언에서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예산을 최대한 아껴쓰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토론 주제를 못박았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복지분야는 더 쓸 곳도 많지만 성격상 한 번 늘리면 줄이기도 힘들다"며 복지 분야 세출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원마련 얘기는 '지출 구조조정'까지였다. 정작 관심의 대상인 '세입을 얼마 늘릴지'에 대해서는 지방선거 후인 6~7월께로 논의가 미뤄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토론 시간도 그렇지만 비과세·감면축소 등 세입확대 문제는 다소 민감한 사항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철도공사 부채해결을 위한 역세권 개발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의 호남고속철 건설 △국민연금법 연내 개정 등의 방향도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민 장관 논리 돋보여
회의는 22일 오전 9시반부터 시작됐다. 대통령의 모두 발언 후 토론 주제를 제안하는 내용의 영상물 2편을 감상한 후 곧바로 토론으로 들어갔다. 토론은 식사시간을 빼고는 오후 8시까지 이어졌으며 이튿날에도 오전 9시에 재개돼 오전 11시반까지 계속됐다.
마라톤 회의에도 참석자들의 열의는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행사 관계자는 "중간에 대통령이 발언 시간을 3분 내로 제한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유 장관은 전체 29개 토론주제 중 관련 주제가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9개로 가장 많았을 뿐 아니라 토론과정에서 논리와 해법이 단연 뛰어났다는 것. 일부 관계자들은 "마치 유 장관을 위한 자리같아 보였다"고 평했다.
두 번째날 회의를 주재한 한명숙 총리의 차분하고 깔끔한 말솜씨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변양균 장관은 회의 직후 "한 총리의 차분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어법에 감탄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