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 인상 수준을 놓고 미국 기업들이 비판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기업관리 조사업체인 코퍼레이트 라이브러리(Corporate Library)가 550개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작년 한해 CEO들의 연봉 인상률은 평균 11.3%로 조사됐다.

대기업 CEO의 경우 평균 연봉은 520만달러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3.7%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또 다른 기업조사업체인 이퀼러(Equilar Inc.)가 최근 200개 대기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해당기업 가운데 4분의1이 CEO 연봉을 25% 수준에서 인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최대 노조 연합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500대 기업 명단에 오른 기업 CEO의 평균연봉은 일반근로자 연봉의 430배였다.

이는 지난 1980년에 비교할 때 10배나 증가한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CEO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최고의 수익을 챙겼다.

대표적인 경우가 금융사인 캐피털 원의 회장 겸 CEO인 리쳐드 페어뱅크로 그는 올해도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지 않고 1천800만달러 수준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페어뱅크는 작년에도 예전에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2억4930만달러의 수익을 챙겼다.

건설사인 KB홈의 브루스 카라츠도 스톡옵션을 통해 1억1천840만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그러나 스톡옵션을 행사해 거액을 벌어들이는 경우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대기업 CEO 가운데 80% 이상이 보상으로 급여와 보너스 외에 스톡옵션을 받고 있지만 투자자 등으로부터 견제가 심해 상황이 예전과 같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대기업에서는 투자 수익 여건에 아랑곳하지 않고 CEO의 연봉을 무리하게 인상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AT&T사의 CEO인 에드워드 휘트커는 작년 한해 1천71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이는 전년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지난 5년 동안 모두 8천500만달러를 챙긴 셈이다.

반면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같은기간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한편 ISS사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향후 3년 동안 CEO들에 대한 적정 보상 수준이 가장 큰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로 지적됐다.

(뉴욕 AP=연합뉴스)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