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와 아이칸측의 KT&G 경영권 공방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양측은 주총 한 달여 만인 19일 첫 이사회를 갖고 탐색전을 벌였다. 이날 아이칸측은 KT&G의 지분을 늘렸다고 공시하며 내·외곽에서 경영진을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첫 이사회,탐색전 양상

KT&G는 이날 아이칸측 사외이사인 워런 리히텐슈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2006 회계연도 첫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회는 안건에 대한 큰 이견없이 무난하게 처리됐다. 오전 9시30분에 시작돼 1분기 결산 및 전략컨설팅 추진계획 등 2개 안건을 보고하고 이사회 규정 개정안,이사회 내 위원 선임안,경영진 인센티브 부여안 등 3개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회 안건 중 하나인 이사회 내 소위원회 위원 선임 과정에서 KT&G측의 결정에 의해 '공익운영위원회'에 내정된 리히텐슈타인은 회사의 사업정책본부,예산본부 등을 관할하는 '성과리스크위원회' 배정을 원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영균 KT&G 사장은 "그가 성과리스크위원회에 들어가 회사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을 직접 챙기고 싶다고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리히텐슈타인은 대부분의 안건에 별다른 이의없이 동의했지만 경영위원회에 포괄적으로 권한을 위임하는 이사회 시행세칙 개정건에 대해서는 추후 자료를 더 검토하고 싶다는 이유로 결의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이를 받아 들이지 않고 이를 표결처리했다.

리히텐슈타인이 반대표를 던졌으나,나머지 11의 이사가 찬성해 원안대로 통과됐다.

리히텐슈타인 전면에 부상

리히텐슈타인은 이날 KT&G 주식 99만7000주를 추가로 매입,지분율을 6.72%에서 7.34%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날 늘어난 지분율은 아이칸펀드가 아니라 리히텐슈타인이 대표로 있는 스틸파트너스에서 모두 사들인 것이다. 매집 규모는 아이칸과 KT&G 간 구도에 영향을 끼칠만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스틸파트너스는 아이칸 연합 내 4곳의 펀드 중 가장 많은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한편 KT&G측도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곽 사장은 이사회 이후 기자 간담회를 통해 "바이더웨이를 주당 1만원에 오리온에 매각하는데 이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주주이익에 부합하는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지분 매각과 주주이익 제고 등으로 외국계 주주의 표심을 돌리겠다는 의도다.

고경봉 기자·차기현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