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도 만들어진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다소 사악한 종교조직으로 묘사된 가톨릭 종교단체 `오푸스 데이'가 언론을 통해 자신들을 알리며 그동안의 비밀주의에서 조금씩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50년대부터 이어져온 비밀주의와는 달리 시사 해설가에게 책을 쓸 수 있도록 자료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미국 지역 책임자가 자신의 맨해튼 사무실에서 시사주간지 타임과 장시간 인터뷰를 가지기도 하는 모습이 그것.
다음은 16일 타임이 보도한 오푸스 데이에 대한 내용들이다.

◇연혁과 조직

오푸스 데이는 지난 1928년 10월 8일 당시 26세였던 스페인 수도사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에 의해 창설됐으며 자신의 노동을 신께 헌신함으로써 주일에서 모든 날로 교회의 성스러움을 확장시키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

몇년전 성인으로 추서된 에스크리바는 `신의 사역'이라는 의미를 갖는 오푸스 데이의 활동이 `사회에 (성스러운) 주사를 놓는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

선출 과정에서부터 오푸스 데이의 존재를 부각시켰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지난 1982년 오푸스 데이를 국제적인 일종의 `유사 교구'로 인정하며 수면 위로 존재를 부각시켰다.

현재 전세계에는 8만5천500명, 미국에는 3천여명의 오푸스 데이 회원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독실한 종교적 가르침을 따르는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회원은 전체의 70%정도인 `슈퍼뉴머러리스'와 20% 정도인 `뉴머러리스'로 구성되는데 `뉴머러리스'는 1천700개 정도의 성별 구분이 이뤄진 `센터'에서 사제와 흡사한 수준의 종교 생활을 하고 있다.

◇자산규모와 영향력

지금까지 알려진 오푸스 데이의 자산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28억달러, 미국 내에 3억4천만달러 정도다.

28억달러는 미국 듀크대의 연간 기부금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소문으로 떠돌던 것처럼 교황청의 재정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오푸스 데이가 17층짜리 뉴욕 본부 건물 길가에 안내 표지판조차 세우지 않는 등 여전히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정도의 자산 규모는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푸스 데이는 15개 대학과 11개 경영대학원, 36개 초.중등학교와 병원 7곳을 공식적인 `협력 기관'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오푸스 데이가 제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교육기관은 거의 없다.

일부에서는 오푸스 데이의 국제 정치무대에 대한 영향력을 진정한 `오푸스 데이의 비밀'로 보고 있다.

폴란드의 새 정권에는 장관 1명을 포함한 여러명의 오푸스 데이 회원이 고위 공직에 진출했으며 미국에서는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과 릭 산토럼,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 등이 자녀의 학교나 가족의 활동 등을 토대로 오푸스 데이 회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지고 있다.

◇고행의 실체는

소설 `다빈치 코드'에는 오푸스 데이 회원이 바닥에 피가 흐를 정도로 자신의 몸에 채찍질을 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오푸스 데이의 창시자 에스크리바는 이런 모습을 자신의 자서전에 수록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런 행동을 따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특수 회원격인 `뉴머러리스'에게는 하루에 2시간동안 안쪽으로 가시가 박혀 있는 쇠사슬을 허벅지 위쪽에 차는 고행을 하도록 권장되고 있으며 1주일 정도마다는 짧은 채찍으로 잠깐동안 자신을 때리는 고행도 행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을 드러낸 오푸스 데이 회원들은 고행을 "절대 소설에 묘사된 것처럼 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푸스 데이 회원인 호세 고메스 샌안토니오 교구 대주교는 고행이 "히스패닉계의 문화와 결부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