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내한한 외국문화 예술인들의 원천세 탈루 여부와 함께 행사를 주선한 국내 기획사와 매니저들의 종합소득세 및 법인세에 대한 신고·납부의 적정성 여부를 가릴 방침이다.

조사를 통해 탈루 혐의가 확인되면 해당국 조세 당국과 협조해 원천세를 추징하고 국내 기획사 및 매니저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벌이게 된다.

◆ 어떤 공연과 기획사가 조사대상인가=2003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서 열린 각종 외국계 공연과 전시회로 총 8272건에 달한다.

또 이들 행사를 주선한 700여개 기획사도 조사대상이다.

이 기간 열린 공연 중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오페라의 유령''아이다' '지킬앤 하이드' 등 라이선스제작 및 오리지널팀 초청공연도 해당된다.

◆ 외국으로 지출되는 로열티규모=창작물을 포함한 국내 공연시장은 연간 총 2000억원규모이며 이 중 외국계 공연을 통해 해외로 나가는 돈은 3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라이선스제작 공연의 경우 연간 로열티 지출액은 총 100억원 정도(매출의 10~20%)이며 오리지널팀이나 외국아티스트의 내한공연의 개런티는 매출액의 50% 내외인 2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시카고' 같은 해외팀의 내한공연에는 순제작비의 3분의 2 정도가 개런티로 지출된다.

베를린필의 내한공연 때는 공연 전에 일괄적으로 50만달러를 개런티로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회의 경우 샤갈 피카소 등 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 유치할 경우 시장규모는 100억~150억원 정도.여기에 보험료 임대료 커미션료 등 해외로 유출되는 돈은 전시 1건당 평균 15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수익 배분 내용을 당국에 제출하지 않거나 수익금을 축소해 신고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국세청은 수익 배분 및 경비 분담 계약 내용 등을 면밀히 조사한 뒤 세금 신고?납부의 적정성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 공연업계의 반응=이번 조사는 공연업계가 산업화 과정에서 거치는 통과의례로 보고 있다.

대형기획사가 많은 뮤지컬분야의 경우 창투사 자금이 유입되면서 비교적 회계가 투명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영세한 업체들이 많은 연극 음악 전시회 분야에는 세무관련 신고 요령도 모르는 기업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익을 내는 공연은 전체의 10~1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무조사를 이유로 과다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경우 자료 준비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것이란 반응도 나오고 있다.

유재혁·김재창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