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올 1분기 조선업계의 수주 실적을 들여다 보자.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은 올 한해 달성키로 한 목표액 중 40% 이상을 이미 1분기에 달성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으로 구성된 현대중공업그룹은 1분기에만 50억5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올해 목표치인 125억달러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목표가 74억달러인데 23억달러,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각각 30억5000만달러와 21억달러가 목표인데 이미 15억5000만달러와 12억달러를 1분기에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도 1분기에 45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올해 설정한 목표치 100억달러의 45%를 올렸다.

삼성중공업 역시 1분기에 34억달러를 수주,목표액의 44%를 채웠다.

중형 조선업체인 ST?조선도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MISC사로부터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4척의 건조를 수주,1분기에 총 12억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역대 분기 실적 중 최대 규모로 올해 총 수주 목표치(26억달러)의 46%에 해당한다.

이 같은 실적은 전세계 선박 발주물량이 2004년 4720만CGT,지난해 3840만CGT로 줄어들었고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달성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1분기 이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청정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발주가 증가하고 있고 고유가 행진 덕분에 해양 플랜트와 석유시추선 등의 발주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석유시추선의 경우 척당 건조가격이 5억∼10억달러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인데 현재 전세계에서 발주되는 석유시추선을 국내 조선업계가 95% 이상 수주하고 있다.

LNG선도 기존 총 발주 물량 중 70∼75%를 따온 실력이어서 추가 발주될 물량도 우리가 거의 싹쓸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일본산 조선용 후판의 수입가격이 종전보다 t당 100달러나 인하돼 조선업계의 원자재 비용이 그만큼 줄어들게 됐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재무적인 실적이 급속히 악화됐던 지난해와는 대조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과거 저가에 수주했던 물량의 건조도 대부분 끝나 올 연말 결산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때 하락세로 돌아서는 듯 했던 국제 선가도 올 들어 다시 회복세다.

한편 대부분 3년간의 일감을 확보한 조선업체들과 달리 해운업체들은 앞으로 3년간 조정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 운임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꺾이기 시작,지금은 일부 항로에서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운임하락은 선복 공급량이 물동량 증가를 초과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선복량은 2007년까지 급증하다 2008년부터 다소 증가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적으로 보면 신조 선복 투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럽항로의 운임 하락이 두드러진다.

중국 등 근거리 노선도 운임 회복이 당분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다만 뉴욕 뉴저지 등으로 향하는 미주 동안 항로의 경우 선복량이 크게 늘지 않은 대신 수요가 견실,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상윤 책임연구원은 "시장에 나오는 대형 선박이 올해와 내년에 피크를 이룰 것으로 예상돼 시황이 당분간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008년 회복 여부는 조금 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열·류시훈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