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가 나빠질 경우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주채무계열(기업집단)에 올해 36개 계열이 선정됐다.

그 동안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받아오던 하이닉스쌍용양회를 비롯, 현대오일뱅크, 신세계, 하이트맥주, 동양화학, 영풍, 세아 등 8개 계열이 새로 선정됐으며 지난해 주채무계열에 포함됐던 대한전선은 제외됐다.

금융감독원은 12일 올해 현대자동차와 삼성, LG 등 36개 기업집단을 주채무계열로 지정해 지난해보다 7개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주채무계열수가 늘어난데 대해 "기업의 신규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과거 대기업이 여신을 쓰지 않다가 쓰기 시작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별 신용공여액 순위에서는 올해 현대차가 삼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삼성, LG, SK, 한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신용공여액 순위가 지난해 12위에서 올해 6위로 급상승했으며 동양과 KT, 코오롱 등 15개 계열은 지난해에 비해 신용공여액 순위가 하락했다.

김 부원장은 "신규 선정된 하이닉스의 경우 부채비율이나 당기순익면에서 상당히 우량하다"면서 "50.6%인 채권단 지분을 2007년말까지 매각하기로 하고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쌍용양회는 당기순익은 적자지만 재무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면서 "매각협의회가 구성돼 금융기관 지분에 대한 매각절차가 진행중이지만 매각시기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주채무계열에 선정됐던 대한전선이 제외된데 대해서는 "지난해 진로채권 회수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해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 금액에 미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36개 주채무계열에 소속된 회사는 모두 1천849개로 지난해보다 298개 증가했는데 이는 기업의 해외진출이 확대되면서 해외 현지 법인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금감원은 분석했다.

또 이들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지난해말 현재 103조3천억원으로 전체 금융회사 신용공여액 746조6천억원의 13.8%를 차지했다.

김 부원장은 "이 중 5대 계열에 대한 신용공여규모는 48조7천억원으로 전체 주채무계열 신용공여액의 48.2%를 차지, 지난해보다 4.9%포인트 낮아졌다"면서 "5대 계열의 비중이 축소된 것은 경제력 집중이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이들 주채무계열에 대해서는 채권은행 공조로 신속한 리스크 관리 및 여신정보에 대한 종합적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계열에 대해서는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은 지난해말 현재 신용공여규모가 6천885억원 이상인 계열로 주기업체가 회사정리, 화의, 파산,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중인 계열은 제외된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