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광철 심인성 김남수 등 해외파 총출동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가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프로덕션 초청으로 20-23일 오후 7시30분(일요일 4시)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프로덕션은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2002년 초연된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지옥의 불길을 무대 위에서 재현하는 등 프란체스카 잠벨로의 과감한 연출로 초연 당시 큰 관심을 끌었다.

초연 때부터 잠벨로와 함께 작업한 제레미 서클리프가 리바이벌 연출가로 참여하며, 지난해 예술의전당 '가면무도회', 성남아트센터 '파우스트'에서 지휘를 맡았던 이탈리아의 젊은 지휘자 오타비오 마리노가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

무대와 의상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마리아 욘슨이 맡았다.

제레미 서클리프는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돈 조반니'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나기 2년 전에 쓰여졌기 때문에 자유와 평등 사상, 계층 간 격차 등 당시 시대상이 기저에 깔려있다"며 "오늘날 관객에게도 아주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출연진이다.

베이스 연광철이 '레포렐로' 역으로 출연하는 것을 비롯해 바리톤 심인성, 베이스 김남수, 소프라노 박은주, 테너 나승서 등 해외 무대에서 활약해 온 젊은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 성악가로는 유일하게 바리톤 지노 킬리코가 '돈 조반니' 역으로 가세한다.

이 중 연광철은 한국 출신 가운데 현재 해외에서 가장 주가를 높이고 있는 남성 성악가의 대표 주자로, 오페라 팬들의 가장 큰 관심 대상이다.

공고 출신으로 뒤늦게 성악계에 입문한 뒤 170cm의 단신 등 불리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고 유럽 유수의 극장에서 외국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성악가로 성장한 입지전적 성공 스토리로도 유명하다.

1994년부터 10년 간 독일 베를린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 전속가수로 활동하다 2004년 프리랜서로 독립한 뒤 유럽과 미국 등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공연 외에도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서 새로운 버전의 '링 시리즈'에 출연하는 것을 비롯해 9월 '루치아'(파리), 11월 '트리스탄과 이졸데'(베를린), 12월 모차르트 '레퀴엠'(빈) '발퀴레'(베를린) 베토벤 '9번 합창'(로마ㆍ빈) 등 연말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다.

그는 "고국에서 오페라 무대에 다시 서게 돼 굉장히 기쁘다"며 "'레포렐로'는 극중 스토리를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캐릭터로, 이번 무대에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종합한 '레포렐로'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돈 조반니'는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의 유명 오페라 중 하나다.

스페인의 바람둥이 '돈 후안'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돈 조반니가 수많은 여인을 유혹하며 엽기 행각을 일삼다가 지옥불에 떨어진다는, 희극적이면서도 어둡고 심오하며 풍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이 함께 연주에 참여한다.

다음은 캐스팅 일정(가격 2만-12만원. ☎02-580-1300).
▲20ㆍ22일 지노 킬리코(돈 조반니) 연광철(레포렐로) 박은주(돈나 안나) 김명지(기사장) 나승서(돈 오타비오) 임지현(돈나 엘비라) 문혜원(체를리나) 김진추(마제토) ▲21ㆍ23일 심인성 김남수 민숙연 김명지 정영수 정민희 이윤숙 성승민.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