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증시가 '아시아의 월스트리트'를 꿈꾸고 있지만 이를 위해선 외국기업의 상장을 유도할 수 있는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쿄 증권거래소는 최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상하이 및 선전 증시와 교류를 확대하고 중국 현지 사무소 개설을 추진하는 등 중국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다롄 하이싱크테크놀로지를 비롯해 다른 중국 기업 4~5곳이 연내 도쿄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한국의 포스코와 홍콩 언론사인 신화파이낸스도 최근 도쿄증시에 상장됐다.

도쿄증시가 이처럼 아시아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세계적인 증시 통합 바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와 전자거래소인 아키펠라고의 합병,나스닥의 런던증권거래소 인수 시도 등 미국과 유럽에선 증시 통합이 화두로 떠올랐다.

여기서 소외된 도쿄 증시로선 외국기업 유치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중국 기업들은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지면 뉴욕이나 런던증시 상장을 선호하는데다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가까운 홍콩을 택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일본의 회계기준에 맞춰 재무제표를 내야 한다"며 "이는 외국기업들에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증시도 이 같은 점을 의식,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도쿄 증시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2위지만 전체 상장기업 중 외국기업은 28개사로 1%에 불과하다.

뉴욕증시(450개) 나스닥(330개) 런던증시(330개) 유로넥스트(277개) 등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증시는 물론 아시아권의 싱가포르증시(211개)보다도 훨씬 적은 수준이다.

도쿄증시의 외국기업 수는 1980년대 말 130개에 달했으나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증시도 작년부터 중국 등 외국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