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 환율 · 금리, 기업경영 3대 복병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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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유가 금리 등 기업들의 채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3일 배럴당 62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이날 960원대로 내려앉으며 연중 최저치(961원)에 바짝 다가섰다.
시장금리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과감한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다시 5%대에 진입했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올 들어 경기회복 강도가 작년 4분기에 비해 다소 약해졌다지만 당초 전망했던 5% 성장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환율 유가 금리 등 3대 변수들의 불안으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면 우리 경제가 '채산성 악화→투자 부진→고용 불안→소비 부진'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모처럼 찾아온 경기 회복세가 단기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유가 > - 두바이유 62달러 육박 사상최고
국제 유가가 다시 뜀박질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 가장 많이 도입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가 되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2달러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기업들의 원유 도입 단가도 지난달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3일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36달러 오른 61.8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가였던 2월1일의 61.10달러를 넘어선 사상 최고가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가격도 전날 대비 배럴당 0.09달러 오른 66.74달러,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배럴당 0.93달러 오른 66.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지난달 국내 기업의 원유 도입 단가는 배럴당 60.39달러를 기록,사상 처음으로 60달러 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 배럴당 45.17달러에 비하면 33.7%,지난해 평균 배럴당 50.53달러와 비교하면 20% 이상 뛴 것이다.
원유 수입액도 지난해엔 월 평균 35억50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선 1월 41억9500만달러,2월 44억8000만달러,3월 41억1000만달러로 20%가량 늘었다.
이로 인해 수출이 두자릿수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무역 수지는 1월과 2월 각각 4억달러대,지난달 12억8000만달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문제는 국제 유가가 추가로 뛸 수도 있다는 점.이원걸 산업자원부 차관은 "핵 문제를 둘러싼 이란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 간 갈등이 현재보다 더 고조되는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 정치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국제유가 추가 급등→기업 채산성 및 교역조건 악화→무역수지 악화→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연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 환율 > - 외국인 배당 송금에도 예상밖 하락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960원대로 대폭 하락하고,시장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 기준)가 연 5%대에 진입하는 등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60전 하락한 963원20전에 마감,지난 2월6일(962원60전) 이후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이 하락한 것은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5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한 영향이 컸다.
해외 투자은행 등 역외 세력과 국내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에 나선 것도 환율 하락폭을 키웠다.
외환당국은 이날 1억달러가량의 시장 개입을 단행했으나 하락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원·엔 환율도 전날보다 57전 하락한 818원42전(외환은행 고시환율 기준)에 마감됐다.
지난 2월6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812원5전)보다 6원37전 높은 수준이다.
금리는 나흘 연속(거래일 기준) 상승세를 보였다.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3일 취임사를 통해 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0.05%포인트 뛰었던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이날도 0.02%포인트 상승,연 5.00%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5%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달 8일(연 5.01%) 이후 처음이다.
채권시장에서는 늦어도 5~6월 중에는 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시장금리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 금리 > - 한달만에 5%대 … 자금조달 '부담'
국내외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의 영향으로 시장 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 기준)가 한 달 만에 5%대에 재진입,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부담을 안겨 주고 있다.
특히 최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 금리까지 급등세를 보여 해외 자금조달 여건도 악화될 전망이다.
연초 연 5.16%까지 치솟았던 채권 금리는 지난 2월 콜금리 인상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연 4.81%(2월15일)까지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여왔다.
박승 한국은행 전 총재가 2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당분간은 콜금리 추가 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이후 슬금슬금 오르던 채권 금리는 4일 연 5.00%로 올라섰다.
미국 유럽연합(EU)뿐 아니라 일본까지 조만간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하는 등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3일 취임과 동시에 '과감한 금리 인상'을 시사한 영향이 컸다.
채권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발언이 전해진 직후 콜금리 인상 기대감이 급속히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총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리지는 않더라도 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시장과의 대화를 강조한 점에 비춰볼 때 콜금리를 4월에 인상하지는 않겠지만 늦어도 5~6월 중에는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콜금리 추가 인상 시점을 5~6월로 예상했다.
국내 시장금리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때 금리 결정의 기준이 되는 외평채 가산금리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외평채 가산금리(2013년 만기)는 3일 현재 76bp(1bp=0.01%포인트)로 한 달여 전인 2월 말보다 무려 13bp 상승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