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을 이어라"…화랑 2세경영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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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피는 못 속인다.'
한국 상업화랑 역사가 40년에 가까워지면서 주요 화랑 2세들이 가업을 잇기 위해 경영일선에서 잇따라 뛰고 있다.동산방 화랑,갤러리 현대를 비롯 국제 갤러리,예화랑,선화랑,조선화랑, 표화랑 2세들이 그들이다.미술시장 '밑바닥'부터 경험을 쌓으며 자수성가한 1세대 화상들이 현장경영 노하우에 밝다면 2세들은 정규미술교육과 갤러리 경영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전문가들이어서 그 활약이 주목된다.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57)의 차녀인 김수희 이사(31)는 지난해부터 화랑 경업수업을 쌓고 있다.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정통 아트매니저로 최근엔 국제갤러리 전시기획 홍보업무는 물론이고 컬렉터와의 미술품 거래도 활발하게 관여하고 있다.
예화랑 이숙영 대표(60)의 장녀로 런던 에섹스유니버시티를 졸업한 김방은 예화랑 기획실장(36)도 전공(갤러리 경영학)을 살린 케이스. 김 실장은 화랑 관리에서부터 디스플레이,마케팅,경영까지 모든 분야를 기획관리한다. 그는 컬렉터 모니터링제를 도입하는 등 화랑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8일 문을 연 표갤러리 베이징 총 책임자 하이디 장(32) 역시 표갤러리 표미선 대표(57)의 장녀로 UCLA 파인아트와 미술사를 전공한 아트 디렉터. 미국 UCLA에서 미술을 전공한 '끼'를 살려 표갤러리 중국지점을 맡았고 국내 작가의 해외 전시회 디렉팅을 직접 관장한다.
갤러리조선의 권미성 대표(45)는 조선화랑 권상능 대표(78)의 큰딸로 지난해 소격동에 있는 75평 규모의 2층 건물을 사들여 직접 갤러리를 열었다. 조각가 강진모,미니멀 회화 김춘환,비디오 설치작가 박주연 등 젊은 작가를 세계적인 작가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남동생 권정현씨(35)를 영입해 해외마케팅을 맡겼다.
인사동 선 컨템포러리 이명진 관장(46)은 선화랑 김창실 대표(73)의 장녀다. 작년 9월 옛 금산갤러리 자리에 120평 규모의 선 컨템포러리를 개관하며 화랑경영에 뛰어들었다. 서울대 음대와 미국 인디애나 음대를 나와 피아니스트로 활동해온 이씨는 2002년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술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한국-중국,한국-일본 현대미술 작가를 묶어 조인트 전시를 준비하는 등 아시아 미술시장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밖에 박우홍 동산방 대표(55)는 1990년 초 아버지 박우환씨로부터 화랑을 이어받아 정종미 김선두 이호석 등 한국화 작가들에게 전시기회를 주며 특화된 화랑으로 키우고 있고,갤러리 현대 도형태 이사(37)는 1998년부터 국제교류전 해외아트페어 등 국제업무를 도맡아 한해 매출 50만달러를 올릴 정도로 국제적인 업무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랑계에서는 주요 화랑 2세들이 대부분 전문적인 지식과 국제적 업무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들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면 국내 화랑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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