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만족하며 일할 수 있는 '가족 친화기업'을 만드는 데 힘쏟고 있다. 주부대학,부부동반 워크숍 등을 개최하는 한편 명절 때 최고경영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격려하고 화이트 데이와 같이 특별한 날에는 사탕과 초콜릿을 선물하기도 한다. 감성 경영의 대표 선수는 박삼구 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지난 14일 화이트 데이에 국내 및 해외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5870여명의 전 여직원들에게 사탕과 초콜릿 등이 담긴 '깜짝 선물'을 보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올해는 특히 그룹 계열사 해외지점 근무자와 아시아나레저에 근무하는 경기 도우미 150여명에게도 선물을 전달했다. 새로운 CI(기업통합이미지)가 새겨진 하얀색의 상자에 금색 리본으로 장식된 이 선물엔 '다가오는 새 봄과 같이 활기찬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는 박 회장의 메시지도 담았다. 박 회장 특유의 감성 경영은 '여초 기업'인 아시아나항공 근무 시절에 시작됐다고 한다. 그는 무더운 여름철 성수기에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직원들을 찾아 격려했고 설날 추석 등 항공사 직원들이 더 바쁜 시기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등을 돌며 직원들의 손을 잡았다는 것. 최근 박 회장은 "감성은 숫자 못지않게 중요한 경영 요소"라면서 임원들에게 특별 디자인 경영 교육을 받도록 했다. 3월부터 5월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교육에서 그룹 전 임원들은 '디자인 매니지먼트 전문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교육은 지난해 10월 박 회장이 직접 지시해 마련된 것으로 임원들은 경기도 용인 인재개발원에서 1박2일간 합숙하며 국제디자인대학원(IDAS)의 '최고 경영 디자이너 만들기' 과정을 듣는다. 박 회장도 1999년 9월부터 6개월간 IDAS에서 '디자인 경영' 교육을 이수하는 등 디자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들의 합숙 교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박 회장은 '숫자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에게 1주일씩 합숙 회계 교육을 받도록 하기도 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디자인 교육은 '숫자'에 '감(感)'을 더해 보다 창의적인 능력을 함양하도록 임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계 교육과 동일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최근 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숫자 경영도 중요하지만 '감' 경영도 중요하다. 데이터의 오류를 즉각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회계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이지만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감'을 갖추는 것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