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신한은행이 다음달 1일 출범 기념식을 갖고 새출발한다. 지난해말 은행명과 존속법인이 결정된데 이어 올초 신상훈 초대 통합 은행장이 선임되면서 통합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한 신한은행은 총자산 160조원의 거대은행으로 거듭나게 된다. 통합 은행명에 반대하며 천막농성까지 벌였던 조흥은행 노동조합의 반발도 어느정도 무마됐으나 아직 직급조정 등의 과제가 남아 있어 두 은행간 화학적 통합이 완성되기까지는 어느정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은행업계 2위 부상 통합 신한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말 현재 163조3천억원(신한 90조6천억원, 조흥 72조7천억원)으로 우리은행(140조원)을 넘어서며 국민은행(197조원)에 이어 명실상 부한 국내 은행업계 2위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지점수도 총 946개로 국민은행의 1천97개에 거의 육박하게 되고 직원수도 1만1 천명을 넘어선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오는 2008년까지 은행부문 1위, 시가총액 5위로 등극하겠다"고 선언한 비전에 한발짝 다가선 셈이다. 아울러 통합 신한은행의 존속법인이 조흥은행으로 결정됨에 따라 신한은행은 다음달부터 명목상 국내 최고(最古) 은행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아직도 '조상제한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이라는 은행서열이 유지되면서 지금은 조흥-우리(상업.한일)-SC제일-하나(서울) 등이 서열 4위내에 올라있고 국민, 외환, 신한, 한국씨티은행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신한 은 통합은행 출범으로 단번에 7위에서 1위로 올라서는 셈이다. 통상 국내 시중은행장들이 모이는 각종 행사에는 은행의 역사에 따라 은행의 좌 석이 배치되는데 오는 4월부터는 신 행장이 가장 윗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 통합과정과 향후 일정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 과정은 지난 2003년 6월 22일 당시 김진표 경제부총 리의 중재로 체결된 노사정 합의서에서 출발한다. 이후 같은해 9월 5일 조흥은행이 신한금융지주의 계열로 편입되면서 사실상 한 식구가 됐으며, 지난해 출범한 통합추진위원회가 은행명과 존속법인을 결정한데 이어 올초에는 초대 통합은행장이 결정됐다. 이어 지난달 통합 신한은행의 임원 및 부서장 인사가 이뤄지고 조흥은행 카드사업부문이 신한카드로 분할 합병되면서 사실상 통합 작업은 마무리됐다. 다음달 1일 통합 신한은행의 첫 주주총회와 출범식을 시작으로 다음달중에 조흥은행 간판 교체가 대대적으로 이뤄지며, 오는 10월 전산통합 작업이 끝나면 통합작업은 끝나게 된다. 두 은행은 앞서 올초 두차례에 걸친 모의훈련(Access to Success Program)을 실시해 마지막 점검을 실시했으며 지금까지는 별다른 문제없이 통합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인 기업 인수합병(M&A)과는 달리 지난 2003년 노사정합의 이후 2년여의 준비과정을 충분히 거쳤기 때문에 충격이 최소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남은 과제는 109년 전통의 최고(最古) 조흥은행과 24년 약관의 젊은 신한은행은 조직문화에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지난 2년여의 통합과정에서 나름대로 '감성 통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두 은행의 직원들은 여전히 통합 이후 발생할 충돌과 갈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더욱이 조흥은행 노조가 주장한 직급조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은행내 서열과 선후배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이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합 신한은행은 최근 임원 및 부서장 인사에서 두 은행 인사들을 절반씩 투입하는 등 신경을 기울였으나 향후 인사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다음달 통합 이후 상당기간 두 은행의 전산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통합은행으로서는 걱정거리다. 또 은행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은행들이 통합 초기 혼란을 틈타 이탈 고객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통합은행으로서는 무엇보다 고객이탈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