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회사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사내 아이디어 주식시장'을 운영,주목받고 있다. 26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라이트솔루션스는 자사 직원들이 내놓은 각종 아이디어를 사내 주식시장의 거래종목으로 상장시켜 일반 증시에서처럼 이들 아이디어를 사고팔 수 있도록 했다. 유망한 아이디어일수록 이 시장의 투자자인 동료 직원들이 큰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간다. 해군용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신기술 및 신사업 아이디어와 업무 효율 제고 방안 등을 주식 형태로 거래하는 사내 아이디어 주식시장인 '뮤추얼 펀'을 설립했다. 창업자나 일부 경영진,몇몇 비범한 투자자 등만을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삼기보다는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발굴하겠다는 게 이 시장의 설립 목적이다. 라이트솔루션스의 공동 창업자인 제임스 라보이는 "창업자라고 해서 반드시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기술이 급변하고 수없이 많은 경쟁자들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아이디어를 모두 생각해 낼 수 있는 기업의 경영진은 없다며 톱다운 방식의 혁신이 아닌 아래로부터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게 중요해졌다면서 아이디어 주식시장을 높게 평가했다. 주식 시세판까지 갖추고 있는 이 시장엔 55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직원들은 각자 1만달러의 '오피니언 머니'라는 이름의 투자금을 갖고 이 시장에 투자한다. 해당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연결돼 성공을 거두면 투자자들에겐 배당금이 돌아간다.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아이디어는 '뷰(VIEW)'라는 종목명으로 거래된 3차원 영상 기술이다. 이 기술은 해군병사들이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처럼 훈련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사측은 처음엔 이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많은 직원들이 앞다퉈 이 주식을 사들이는 것에 고무돼 '라이트 뷰'라는 사업으로 연결시켰다. 그 결과 라이트 뷰는 현재 이 회사 전체 매출의 30%를 벌어들이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