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이 많아 미국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800만달러,우승상금 144만달러).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길이 7093야드)에서 열린 2006대회 첫날 예상대로 17번홀(파3·길이 132야드)은 선수들의 명암을 갈랐다.


그 홀을 잘 넘어간 선수는 '리더보드' 윗자리에 이름을 올린 반면,워터해저드에 '신고식'을 한 골퍼들은 중위권 아래로 처졌다.


선두는 함께 라운드한 짐 퓨릭과 데이비스 러브3세(이상 미국).두 선수 모두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잡고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3언더파(버디4 보기1) 69타의 공동 12위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남자골프 '톱5' 중에서는 비제이 싱(피지)이 4언더파 68타,공동 6위로 첫날 가장 앞섰다.


오랜만에 출전한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1언더파 71타,공동 41위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17번홀 상황


올해도 갤러리들은 17번홀 주변에 몰려들었다.


그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 선수 가운데 으뜸은 필 미켈슨(미국)이었다.


세계랭킹 4위 미켈슨은 첫 티샷을 물에 빠뜨린 뒤 더블보기를 범했다.


미켈슨은 앞서 15번홀에서도 볼을 물에 집어넣었다.


그러고도 2언더파 70타로 24위에 랭크됐다.


봅 에스테스와 스콧 매카런(이상)은 그 홀에서 볼을 두 번씩이나 물에 빠뜨렸다.


두 선수 모두 '쿼드루플 보기'인 7타를 기록했다.


이날 스코어는 에스테스가 74타로 선방한 반면,매카런은 82타로 최하위(144위)로 처졌다.


퓨릭은 17번홀에서 8번아이언 스리쿼터샷을 홀 1.5m 옆에 떨궈 버디를 잡았다.


1992,2003년 이 대회 챔피언인 러브3세는 그 홀을 파로 막았다.


◆타이거 우즈


아버지 얼 우즈(74)가 위급하다는 전갈을 받고 급히 캘리포니아주 사이프러스로 돌아가느라 '수요일 연습라운드'도 못한 타이거 우즈(미국)의 성적도 관심거리였는데 우즈는 결국 이븐파(버디5 보기5) 72타,공동 67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전립선암으로 입원해 있는 아버지 때문에 우즈는 한때 이 대회뿐 아니라 2주 후 열리는 마스터스에도 불참할 것을 고려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우즈는 아버지의 상태가 다소 호전되고,TV를 통해서나마 아버지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왕복 10여시간의 비행도 마다하지 않고 첫날 대회에 임했다.


우즈의 동반자는 다렌 클라크와 카를로스 프랑코였는데,클라크는 아내가 유방암으로 입원해 있기 때문에 라운드 내내 우즈와 동병상련의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클라크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84위.


◆실수 연발


간간이 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진 상태에서 첫날 경기가 펼쳐졌는데 DJ 트라한(미국)은 보기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긴 러프가 비에 젖어 클럽이 잘 빠지지 않았던 것.9번홀(파5) 러프에서 친 세컨드샷이 짧아 물에 들어간 데 이어 1벌타 후 다시 친 네 번째 샷이 그린 앞 러프에 빠졌다.


트라한은 칩샷을 시도했는데 클럽이 잘 빠지지 않으면서 '두 번 치기'(이른바 투터치)가 된 것.한 스트로크에 클럽이 두 번 이상 볼에 맞으면 2타(스트로크 1타+벌 1타)로 간주된다.


트라한은 결국 7온2퍼트로 그 홀에서 9타를 기록하고 말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