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다큐멘터리 TV 프로그램에 가끔 흰개미 떼가 등장한다. 개미 하나의 크기는 아주 작고 보 잘 것 없지만 무리를 이루면 어떤 동물도 이들을 당해내지 못할 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 나라의 중소기업 뿌리가 튼튼하면 어떠한 외풍도 견딜 수 있다. 기업 하나가 쓰러지면 또 다른 기업이 그 뒤를 잇는 중소기업은 경제의 원동력이다. 중소기업이 없는 한국 경제는 생각할 수 없다. 중소기업은 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틈새시장을 뚫고 세계로 나아가는 유망 중소기업들이 많아질수록 경제는 튼튼해진다. "세계 1위 수준인 일본 대기업의 기술력은 강력한 중소기업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들 한다. '기술의 나라 일본'도 수많은 중소기업인들이 만들어 간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중소기업인이라기보다는 '강소(强小)기업인'이라는 표현이 생겼을 정도다.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는 소위 '크게 더 크게'의 논리로 규모의 경제가 강조되던 지난 70년대 초 작은 것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기술력으로 무장한 '강소(强小)기업'들, 즉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유망 중소기업들이 많아야 위기가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자물쇠 기업인 스웨덴의 아사아블로이, 스와치 시계를 만드는 SMH 같이 글로벌 브랜드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유망 중소기업들이 국내에도 적지 않다. '시간은 아끼되 땀과 노력은 아끼지 않는다', '남의 뒤를 따르는 자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경영 마인드를 갖고 기업을 이끌어온 맥섬석GM(주)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이 회사의 곽성근 대표는 특유의 뚝심과 신념 하나로 80년대 중반 불모지나 다름없던 원적외선 세라믹 분야에 뛰어들어 꿋꿋이 외길을 걸어온 '바이오 프런티어'다. 동양 최대의 맥섬석 광산개발로 유명세를 탄 맥섬석GM(주)는 현재 의료기에서부터 의학, 화장품, 건축, 주택, 환경, 정수기, 주방생활용품, 섬유, 의류, 비료, 사료 등 1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해 전국 100여개 제조업체와 관련 산업에 납품하고 있다. 외국 수입에 의존해 오던 음이온 소재를 자체 개발한 (주)현태IS2도 주목받는 '强小' 기업이다. 이 회사는 음이온 브랜드인 '히게리온(Hygerionㆍ건강의 여신 Hygeia와 음이온의 ION을 결합한 합성어)'으로 주택공사와 건물 내부마감재 제조 방법 및 마감재를 이용한 시공방법에 대해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히게리온 소재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고가의 일본 음이온을 사용하던 기업부터 저가의 중국산을 사용하던 기업까지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1985년 도로와 항만, 교량의 미관 창조 및 안전구조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으로 출발한 (주)케이알도 전도유망한 중소기업이다. 해당시장에서 국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회사는 차량방호울타리 및 도로난간과 안전구조물, 그리고 도시경관 제품 라인을 더욱 강화하며 제2의 도약에 나섰다. 이밖에도 PC복합화공법을 적용해 건축물을 제작, 시공하고 있는 동서피씨씨(주), 자연 상태에서 100% 생분해되는 식물성 일회용기와 건축내장재로 특허를 출원한 (주)에버플러스, 나눔 경영, 신뢰 경영으로 해외에서 빛을 발하는 양식기 제조 전문기업 유진크레베스(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효자기업들이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중소기업들과 달리, 요란하지는 않지만 각 분야에서 '조용한 혁명'을 주도하는 경제성장 유망 중소기업들을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