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달러를 잡아라.'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백만장자'를 둘러싼 세계 금융대전(大戰)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른바 부호를 유치하기 위한 글로벌 프라이빗뱅킹(Private banking·PB) 전쟁이다.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는 작년 말 네덜란드의 PB 은행인 나시니우스(Nachenius)를 인수했다.


일본 미쓰비시UFJ금융그룹은 메릴린치와 합작으로 PB 전문 증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PB시장 쟁탈을 위한 글로벌 뱅크들 간의 국경을 초월한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글로벌 뱅크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가장 눈독을 들인다.


부(富)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빨라 PB 시장의 새로운 금맥으로 부상하는 곳이다.


세계 최대 PB은행인 UBS가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이고 네덜란드 ABN암로 은행도 연내 국내에서 PB 사업에 나선다.


메릴린치와 캡제미니(Capgemini)가 공동 발표하는 '세계의 부' 리포트를 보면 2004년 말 현재 전 세계 백만장자(830만명)들의 금융 자산은 30조8000억달러. 이 자산은 2009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연평균 6.5%씩 늘어나 42조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별 백만장자의 금융자산 비중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3.3%로 북미(30.2%) 유럽(28.9%)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국내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작년 말 국내 은행의 5억원 이상인 거액 예금 계좌는 8만800개,계좌 총액은 262조4320억원이다.


전년 대비 11.1% 증가했으며 은행권 총 수신 823조1630억원 중 31.9%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증권 펀드 보험권까지 합하면 국내 PB시장 규모는 300조원을 넘어 4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한다.


유로머니지(誌)는 최근호에서 "전 세계 프라이빗 뱅크의 68% 정도가 자산 관리의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fee base) 영업을 하고 있어 PB 사업이 금융 산업의 차세대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PB 센터를 확충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PB 사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저금리 추세가 고착화되면서 국내 부자들의 자산관리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부자 고객을 놓고 외국계와 토종 금융회사 간 PB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취리히·제네바(스위스)=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