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출신 변양호씨가 주도적으로 결성한 순수 토종펀드(5100억원 규모)인 보고펀드가 결성 후 첫 인수대상으로 비씨카드를 찍었다.


보고펀드는 현재 비상장회사로,국내 최다인 24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비씨카드를 인수한 뒤 2∼3년 후 상장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보고펀드는 최근 비씨카드의 11개 주주은행 가운데 우리 조흥 하나은행 등 3개사와 비씨카드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보고펀드와 MOU를 체결한 우리은행(27.65%) 하나은행(16.83%) 조흥은행(14.85%) 등은 비씨카드 전체 지분의 60%가량(261만주)을 차지하고 있는 대주주 그룹이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한 달 정도로 예상된 정밀실사가 끝나야 매입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이 나오게 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고펀드는 이들 대주주 은행뿐만 아니라 SC제일은행 농협 기업은행 등 비씨카드의 다른 주주들과도 지분매입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씨의 주당 순자산가치가 4만원을 넘은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때 인수가격은 주당 5만∼6만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보고펀드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조흥은행의 지분 261만주를 모두 인수할 경우 매입비용은 총 14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신한카드와 조흥은행 카드부문의 합병,LG카드 매각 등으로 비씨카드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급변하고 있지만 비씨카드의 경우 11개 주주은행들이 사실상 누구하나 경영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아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배주주'가 등장해야 할 필요성이 가장 높은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주은행들이 지분을 매각해 비씨카드에서 손을 떼도 지분 매각 이후 별도 계약을 해 비씨카드사의 서비스를 지금과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한 수익창출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씨카드의 경우 시중은행들의 신용카드 발급 및 결제대행 업무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 규모는 작지만 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회사"라며 "총 직원이 약 850명에 불과해 구조조정을 해야 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노동조합과의 갈등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원은행의 신용카드 발급과 관련된 마케팅이나 가맹점 모집 등 신용카드 지불·결제 프로세싱 업무를 대행하는 비씨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3896억원,당기순이익 308억원을 기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