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의 참모들이 지쳤다. 5년 넘게 휴일도 없이 일하다보니 육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기력이 소진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점점 꼬이는 이라크 사태 등으로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바닥을 헤메고 있어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는 점이 참모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이 대표적 인물.그는 매일 오전 4시20분에 일어난다. 한 시간쯤 뒤 백악관에 출근해 오전 7시30분 보좌관 회의를 주관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가 질 때까지 하루종일 여러 회의에 참석한다. 저녁 9~10시 귀가해 어떤 때는 밤 11시까지 전화를 하다 잠이 든 뒤 그 다음 날 똑같은 일과를 반복한다. 카드 실장은 이 같은 일과를 무려 5년 넘게 지속해 오고 있다. 카드 실장만이 아니다. 칼 로브 부비서실장,마이클 거슨 수석 보좌관,댄 바틀렛 고문,조슈아 볼텐 예산국장,스콧 맥클렐런 대변인,스티븐 하들리 안보보좌관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난 1차 대선 때의 선거 유세나 재검표 소동,권력 이양기를 빼고도 5년 이상 줄곧 부시 대통령 곁을 지켜왔다. 주말과 휴가도 반납해 가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으나 지금은 모두 지쳐있는 상태다. 더욱이 각종 스캔들과 정치적인 패착으로 인해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쉽게 반등하지 못 하고 있어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실제 이라크전,고유가,허리케인 카트리나 등으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빼고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CNN과 USA투데이가 공동으로 지난 10,12일 양일간에 걸쳐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부시 지지율은 36%로 최저수준에 근접했다. 최근에도 두바이 포트월드의 미 항만 운영권 인수좌절,딕 체니 부통령의 오발사고,절도혐의로 구속된 클로든 알렉산더 알렌 전 국내정책보좌관 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 참모들은 지쳐있다는 것이 정치적 감각을 무디게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