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헤이그 감옥에서 사망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이 러시아로의 `탈출작전'에 따라 처방전에도 없는 약품을 복용한게 아니냐는 의혹이 대두됐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는 밀로셰비치가 생전에 감옥 내에서 어떻게 처방받지 않은 약품들을 손에 넣었는지를 밝히기 위한 긴급 조사에 들어갔다고 타임스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재판소 판사들은 지난주 밀로셰비치의 혈액에서 강력한 항생제가 미량 검출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받았다. `리팜피신'이라는 이 약물은 통상 한센병이나 결핵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로서, 밀로셰비치의 심장질환 치료제의 약효를 중화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따라서 대량 학살 혐의로 재판에 출석해야할 밀로셰비치가 `탈출작전'으로 일환으로 이 약품을 외부로부터 받았으나, 결국 이 탈출 음모가 무위로 돌아갔다는 추정이 나오는 것이다. 그는 생전에 네덜란드 의료진의 치료에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가 신병을 치료받도록 허용해줄 것을 재판소측에 청원했었다. 지난 12일 재판소가 실시한 밀로셰비치의 부검에서는 심장마비가 사인으로 나타났으나, 사망 시점에서 그의 혈액 속에 어떤 약물이 있었는지를 규명해줄 독극물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한 소식통은 "탈출작전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치료차 러시아로 갔다가 너무 아파 법정으로 돌아올수 없다고 주장하려는 구상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