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대선을 앞둔 페루에서 우파 여성 후보와 좌파 남성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동률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13일 페루 일간 엘 코메르시오가 보도한 아포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우파 여성정치인 루르데스 플로레스 국민단일동맹(UN) 총재는 31%, 이에 맞선 '좌풍 선두주자' 오얀타 우말라 예비역 중령은 30%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따라서 기술적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사실상 동률로 나타난 두 후보는 어느 누구도 1차 투표에서 50% 득표율을 내지 못하고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아포요 조사결과에서는 두 사람 간 결선투표에서 플로레스 후보가 우말라 후보를 54%대 46%의 득표율 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선거 한달도 남겨지지 않은 시점에서 우말라 후보가 중남미 좌파 돌풍을 등에 업고 지지율을 큰 폭으로 높이고 있어 최종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인근국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에 이어 페루의 첫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플로레스 후보의 지지율은 올 1월말 37%에서 계속해 완만한 하강 국면을 그리고 있다. 플로레스-우말라 결선투표 전망치도 지난달 조사때는 60%대 40%였지만 지금은 한자릿수대로 좁혀진 상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여전히 20%가 넘는 부동층의 향배다. 정치 평론가들 다수는 설문 대상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포퓰리즘 선거전략으로 페루 보수언론에서 연일 공격을 받고 있는 우말라 후보에 대한 명시적 지지 표명을 꺼렸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한편 지난번 조사에서 우말라 후보를 바짝 추격했던 알란 가르시아 전 대통령은 22% 지지율로 2위 득표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분석된다. 주한 페루 대사관 무관으로도 일했던 '정치 신인' 우말라 후보의 강세는 부패로 얼룩진 기존 보수 정당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깊은 반감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지난 5년간 평균 5%의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빈곤층의 생활은 크게 변화가 없다는 점도 빈민층의 우말라 후보 지지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