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전략기획실로 축소 개편된 가운데 전략기획실 내부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이 조직 슬림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천명하면서 내년 인사철에 추가적인 조직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최근 팀장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략기획실의 업무 중 계열사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업무는 모두 넘겨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재무관리든 감사든 계열사들이 '옥상옥(屋上屋)'으로 느낄 만한 업무는 대폭 줄여라"고 지시했다.


실제 이번 개편에서 옛 재무팀이나 경영진단팀 임직원들이 대거 전략기획실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계자는 "전략기획실을 과거 관리·통제형에서 지원형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이 실장의 의지가 워낙 확고해 내년 정기인사 때도 많은 사람들이 전략기획실을 떠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실제 전략기획실 일부 임직원들은 벌써부터 소속 회사로의 복귀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편 지난 8일 단행된 조직개편은 논의 초기에 옛 구조본 주요 팀장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으나 이학수 실장이 강하게 밀어붙여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이 실장은 "계열사를 자꾸 들여다보면 간섭하고 지도할 일도 많이 생기는 만큼 아예 계열사 관련 업무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