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던 개그맨 김형곤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동료 선후배 연예인과 방송가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특히 20년 넘게 지기로 지내던 엄용수는 "며칠 전에도 술잔을 기울이며 앞으로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믿어지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하 주변 반응. ▲엄용수(개그맨) = 하려던 일이 참 많았는데 너무 안타깝다. 사실인지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코미디 전국 투어와 사업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다. 축구도 곧잘 했다. 김형곤 본인도 건강검진에서 특별한 징후가 없었다고 말해왔다. 다만 만날 때마다 살이 빠진 모습을 접했는데 급속한 감량이 문제가 된 것 같다. 1980년대 초부터 함께 활동했다. KBS '유머1번지' 등에서 호흡을 맞췄다. 정말 좋은 동료였다. ▲김태균(컬투) = 얼마 전 TV에서 인터뷰하는 모습을 뵈었는데 충격이다. 당시 얼굴 혈색이 좋아 보였다. 안타깝다. 1998년께 대학로에서 김형곤 선배님이 운영하던 '곤이랑 아트홀'을 인수해서 컬투홀을 만들었다. 데뷔 전 대학 재학 때 선배님이 강남에서 운영하시던 코미디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있다. 이후 함께 일을 한 적은 없지만 선배님의 활동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국내에 코미디 연극을 뿌리내리게 하셨다. 원맨 토크쇼와 대중 라이브쇼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셨다. ▲안인기(전 KBS 예능국장) = 어이가 없다. 나는 코미디 전문 PD로 활동했기 때문에 김형곤 씨와는 개인적으로 친했다. 어제도 통화했다. 내일 모레 만나서 새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고 약속한 상태였다. 산다는 게 사는 게 아닌 것 같다. 1980년대 중반 김형곤 씨와 '유머1번지'에서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을 함께 만들었다. 당시 풍자 내용 때문에 함께 고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성인 취향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기로 의기투합하기도 했다. 김형곤 씨는 소극장도 최근 사서 본격적으로 코미디 사업을 하려 했는데 아쉽다. 내가 겪은 코미디언 가운데 김형곤 씨처럼 출중하고 머리가 샤프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두뇌 회전이 정말로 뛰어난 사람이다. ▲김진홍(KBS PD) = '유머 1번지'를 연출하면서 만났다. 최근 '쇼! 행운열차'에서 풍자 코미디를 연기할 때 다시 인연이 이어졌다. 자기 몫을 다 해주는 훌륭한 코미디언이었다. 늘 신문을 꼼꼼히 챙겨보는 등 열심히 노력하는 인물이었다. 2~3주 전에도 프로그램을 다시 하겠다고 찾아와서 만난 적이 있다. 살도 빠졌고 건강해 보였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배철호(SBS 제작위원) = 1997~98년 '이주일의 코미디쇼'의 '서울옥' 코너를 연출하면서 김형곤 씨와 인연을 맺었다. 김형곤 씨는 '서울옥'에서 방실이, 서수남 등과 함께 인상적인 코미디를 선보였다. 그는 시사코미디 분야에서는 선두주자였다. 시사코미디를 제대로 했다. 최근 그런 코미디를 다시 하고 싶어하는 등 의욕이 많아 보였는데 안타까울 뿐이다. ▲전유성(개그맨) = 지금 전화로 소식을 전해 듣는 것이다. 너무 놀랍다. 최근 3~4년 동안은 만난 적이 없지만 1980년대 '유머1번지'를 통해 함께 활동을 했다. 건강이 나쁘다는 소식은 전해 듣지 못했는데 안타깝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