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에서 또 한 명의 '스포츠 스타'가 탄생했다. 16세의 '피겨요정'인 김연아(군포 수리고)가 200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1905년 한국에 피겨스케이팅이 도입된 후 가장 빛나는 성과로 평가된다. 김연아는 10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펼쳐진 대회 나흘째 프리스케이팅에서 116.68점을 얻었다. 이로써 이틀 전 끝난 쇼트프로그램 60.86점을 합쳐 총점 177.54점을 획득,디펜딩 챔피언 일본의 아사다 마오(153.35점)를 무려 24.19점차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유치원에 다니던 1997년 7세 때 처음 빙판에 선 김연아는 실력이 본 궤도에 오른 2000년 11월 종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 공식대회에 14차례 출전해 모두 우승했다. 13세이던 2003년에는 전국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부에 출전,국가대표 '언니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김연아는 지난해 11월 체코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한국인으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 대회에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출전하지 않았다. 금도금업을 하는 부친 김현석씨(49)와 어머니 박미희씨(47)는 가능성만을 믿고 모은 돈을 모두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훈련에 투자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그녀는 연습할 장소가 없어 일반인 사용이 끝나는 밤늦은 시간에 '올빼미 훈련'을 해야 하는 등 열악한 환경을 모두 이겨냈다. 김연아는 2월 열린 토리노 올림픽에도 출전하려 했으나 연령제한인 만 15세7개월에 2개월이 부족해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4년 뒤 밴쿠버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이날 김연아는 25명의 출전 선수 중 24번째로 경기에 나섰다. 오른쪽 발목에 통증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음악 '파파 캔 유 히어 미(Papa can you hear me)'의 느리고 서정적인 음률에 맞춰 환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첫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에 이은 트리플 토루프(3회전 콤비네이션)를 깔끔하게 소화해 낸 김연아는 레벨4의 고난도 연기인 비엘만 스핀을 완벽하게 처리하면서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또 더블 악셀(2회전반)에 이은 연결 점프는 물론 트리플 러츠(3회전)에 연이은 두 번의 2회전 연결 동작도 훌륭하게 연기하면서 우승을 예고했다. 김연아는 기술점수 64.85점과 프로그램 구성점수 51.83점을 합쳐 프리스케이팅에서 116.68점의 최고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