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개인 큰손인 이른바 '슈퍼개미'가 최근 들어 부쩍 활동반경을 늘리고 있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지능화된 기법으로 지분을 매집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전에는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일정 수익이 나면 처분하는 슈퍼개미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취득 목적을 수시로 바꾸거나 경영참여 수준을 넘어 적대적 인수·합병(M&A)에도 나서는가 하면 서로 연합하는 등 지능화된 수법이 동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은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치고 빠지기식 투자


최근 주류를 이루는 슈퍼개미는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후 전격적으로 경영참여를 선언,주가 급등을 유발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주가가 급등한 사이 조용히 처분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최근 대한방직 지분 8.4%를 경영참여 목적으로 취득한 개인투자자 유선철씨가 대표적이다.


유씨는 과거에도 유가증권 상장사인 세원화성의 지분 30%가량을 취득한 후 경영에 간섭,이 회사를 상장폐지로까지 이끈 장본인이다.


2004년 한국금속을 괴롭힌 개인 큰손 김성진씨도 비슷한 경우다.


김씨는 당시 한국금속 지분 22%가량을 매집한 후 주총소집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참여에 나서다 나중에 주가가 오른 뒤 차익실현했다.


김씨는 이후에는 톰보이와 이레전자공업 등의 지분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는 소극적 투자자로 변했다.


◆카멜레온식 투자


전주지역에서 수백억원대의 계좌를 갖고 투신사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뜻에서 일명 '전주투신'으로 불리는 박기원씨는 투자수법을 수시로 바꾸는 카멜레온식 투자를 즐긴다.


과거에는 삼성전자 등 초대형주를 대량 거래하다 한때는 선물에도 손을 대는 등 자신의 영향력을 은근히 과시해왔다.


최근에는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 밖인 중소형주를 매집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한방직 지분 9.51%를 단순투자 목적으로 취득한 것이 그런 사례다.


◆단순투자로 실익 챙겨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지 않은 채 조용히 투자수익을 거두는 슈퍼개미도 있다.


이른바 실속파 개미다. 한미캐피탈 지분 22.7%가량을 취득한 후 최근 3배 이상의 차익을 남기고 처분한 김향균씨가 대표적이다.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인 알덱스를 통해 유가증권 상장사 남광토건 지분 50.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