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에 최근 들어 기관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다. 주가도 연초 코스피지수 조정에도 불구하고 10% 가까이 상승했다. 이번 기관 매수세는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을 분위기다. 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상당수 기관들이 최근 들어 정보기술(IT)주 가운데 지난해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LG필립스LCD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주가 약세 이유로 작용했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세가 둔화된 것과 △8세대 라인 투자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이 최근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패널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어 최근 5개월 동안 주력제품인 17인치 모니터 가격이 18%나 떨어졌다"며 "오는 4월부터는 하락 속도가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LG필립스LCD의 실적도 개선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에는 패널가격 하락을 반영해 영업이익이 187억원으로 감소하겠지만 2분기에는 916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8세대 라인 투자의 불확실성도 해소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최근 8세대 라인의 유리기판 규격과 관련,"삼성전자와 지금껏 (유리기판 크기를) 다르게 해 온 만큼 8세대에서도 다른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LG필립스LCD가 삼성전자보다 큰 8세대 규격을 확정지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대형 TV 패널 생산에서 LG필립스LCD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며 "8세대 설비투자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은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2대주주인 필립스전자 지분 추가 매각 가능성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필립스 지분매각 가능물량이 총 주식수의 2.9%에 불과하고 블록딜을 통해 장외 매각될 경우 시장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