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제품 수출로 승부를 건다.' 동부그룹은 타 그룹에 비해 해외 수출 비중이 작다. 금융계열사와 건설 부문 등 해외보다는 국내 시장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서다. 하지만 동부가 주력 사업의 하나로 키우고 있는 반도체(동부아남반도체)와 제강(동국제강) 분야는 사정이 다르다. 최근의 환율 불안과 고유가는 이들 두 사업 부문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기에 충분하다. 이에 따라 동부는 동부아남반도체와 동부제강을 중심으로 수출활로를 뚫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 확대 △목표시장 집중 공략 △고객 중심의 밀착 영업 등을 선정,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의 파고를 넘겠다는 게 동부의 전략이다. 여기에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보면 동부아남반도체는 지난해 70% 수준이던 수출을 올해 더 늘려 전년 대비 60% 이상 매출을 증대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움츠리기보다 적극적인 공세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동부아남반도체는 올해 이동통신과 디스플레이 관련 칩 생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두 제품의 성장 가능성이 높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공정기술을 통해 충분히 시장 확대가 가능하리란 분석에 따른 전략이다. 특히 핵심 특화 제품인 CIS(CMOS 이미지센서)와 DDI(디스플레이 구동칩),플래시메모리칩 등 부가가치가 높은 0.13미크론급 제품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사업장별로도 충북 음성에 있는 상우공장은 0.13~0.18미크론급 공정,부천공장은 0.18~0.25미크론급 공정으로 특화시켜 차별화된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동부아남은 아울러 고부가가치 제품 양산을 위한 공정기술 혁신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선발국의 기술 공세와 후발국의 가격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때 만들어낼 수 있는 공정기술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동부아남은 그동안 제품별로 달랐던 공정기술을 표준화시키는 '백본(Back-Bone)' 공정을 올해 확대할 방침이다. 동부그룹의 또 다른 수출 계열사인 동부제강 역시 수출 활로 찾기에 적극적이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체질 만들기'에 힘쓰고 있는 것.이를 위해 동부제강은 패션 컬러강판,Cr-free 제품 등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수출 비중을 높이고 수출지역도 다변화하고 있다. 2003년 35% 수준이던 수출 비중을 2004년에는 41%,지난해에는 45%까지 늘렸으며 수출 지역도 중국 동남아 미국 중심에서 일본 유럽 등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했다. 이 결과 동부제강은 지난해 10억달러가 넘는 수출실적을 올렸다. 이와 함께 동부제강은 지난해 말 마케팅 사업부를 신설,올해부터 수출 지역과 제품,경쟁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업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