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전달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절적인 요인을 제외한 계절조정 경상수지는 3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과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가 겹치면서 수출증가율이 뚝 떨어진 데다,해외여행과 유학·연수 등으로 여행수지 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수출 둔화에 여행수지 적자 급증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6년 1월 중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는 1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5억4000만달러)보다 75%나 줄어든 것이며,지난해 같은 달(38억8000만달러)과는 비교조차 힘들 정도로 급감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이처럼 대폭 줄어든 것은 작년에는 2월이었던 설 연휴가 올해는 1월로 이동한 탓에 1월 조업일수가 작년 1월보다 2일 줄어 수출증가율이 3.8%에 그친 영향이 컸다.


반면 수입은 고유가와 내수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17.3%나 늘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상품수지 흑자는 15억2000만달러를 나타내 2003년 7월(14억5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16억4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8월(18억20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는 12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8월(11억달러) 기록한 종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상품수지 흑자는 급감하고 서비스 수지 적자는 늘어난 탓에 경상수지는 간신히 흑자에 턱걸이 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한은이 이번 달부터 발표한 계절조정 경상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2003년 3월(11억50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하반기 수출 둔화 본격화 우려


수출증가율 둔화는 연초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로 급락할 때부터 우려됐던 일이다.


그러나 1월 수출증가율 둔화를 환율 급락에 따른 것으로만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하락이 수출에 영향을 미치려면 일정 정도 시차가 필요한데 연초 급락한 환율이 1월 수출에 바로 영향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제연구소들은 그러나 하반기에는 수출증가율이 본격 둔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환율 하락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3분기부터는 수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