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기업에서 받아들이는 배당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2.5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산업은행이 처음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하는 등 공기업이 정부에 대한 배당을 대폭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24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결산안을 승인하고 100% 지분을 가진 정부에 3800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배당은 지난해 산은법이 개정돼 2006년부터 순이익의 일부분을 주주에게 배당토록 한 데 따른 것으로 1954년 산은 설립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2조원의 순이익을 올린 산은은 3000억원 정도의 배당을 실시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정부가 세수 부족 등을 이유로 40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요구하자 3800억원 안팎에서 절충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행도 정부 배당금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은 소액주주에겐 주당 250원(액면대비 5%),정부엔 100원(액면대비 2%)의 배당을 실시했었다. 만약 기업은행이 액면배당률을 지난해처럼 유지하고 동등배당을 실시해도 정부 배당금은 2.5배 증가하게 된다. 실적이 호전되고 있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등도 정부의 고배당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수준 이상의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실적이 악화된 한국전력은 배당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으며,순이익이 감소한 가스공사는 배당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 관계자는 "올해 배당금 수입 목표는 8470억원으로 지난해 3360억원보다 2.5배 높여 잡았다"며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배당을 확대키로 해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동·송종현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