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한국공장 철수하나…릴리·와이어스 이어 '脫한국' 동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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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가 한국법인(한국화이자)의 본사와 공장이 있는 서울 광장동 1만여평 부지를 주택단지로 전환,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이 잇따라 공장을 폐쇄하며 철수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이 대열에 화이자도 합류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제약업계 등의 관측을 낳고 있다.
22일 서울 광진구청에 따르면 한국화이자는 최근 본사 및 공장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지구단위계획안을 제출했다.
한국화이자는 이 계획안에서 1만여평 회사 부지에 35층 1개동,30층 2개동,4층 5개동의 아파트를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현재 이 계획안의 승인을 놓고 한국화이자와 협의 중"이라며 "도로 등을 제외하면 실제 주택용지로 사용할 수 있는 부지는 7000평 정도"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등에서는 한국화이자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국에서 공장을 철수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로 유명한 한국릴리가 화성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같은 해 여성 의약품업체인 한국와이어스,완구업체 레고코리아,생활용품업체 한국존슨 등이 공장을 철수키로 하는 등 다국적 기업의 탈 한국 러시가 최근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고임금과 노사갈등 등이 공장 철수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화이자도 최근 회사측이 일부 신입사원의 수습기간을 연장한 데 대해 노조가 부당 노동행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노사갈등을 빚어왔다.
왕원식 한국화이자 노동조합위원장은 "회사측이 공장 철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최근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회사측이 최근 생산직 인원을 계속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최근 회사 전체 인원이 늘어나서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장 철수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 건립은 회사의 장기 계획이어서 언제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