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성과와 연계해 최고경영자(CEO)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결정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머서 컨설팅사의 자료를 인용,미국 100개 주요 기업 중 30개 기업은 작년 경영성과에 따라 CEO에 대한 스톡옵션을 달리하는 제도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제도를 실시한 기업은 2003년엔 100개 중 17개에 그쳤으나 2004년엔 23개로 증가한 데 이어 작년엔 30개로 늘었다. 머서 컨설팅사는 올해에는 100개 주요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이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경영성과에 따라 스톡옵션의 수량이나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을 달리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경영성과가 좋을수록 CEO들은 많은 스톡옵션을 받을수 있으나 경영성과가 나쁘면 스톡옵션을 거의 받지 못한다. 일부 기업은 재무적 목표를 단계적으로 부여해 스톡옵션을 결정한다. 또 일부 기업에서는 행사가격을 시가보다 높게 책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성과가 좋아 주가가 크게 오르면 CEO뿐만 아니라 주주들도 이익을 공유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구체적인 경영목표는 주주에게 잘 공개되지 않는다. NCR의 CEO인 윌리엄 누티의 경우 작년 100만달러의 연봉과 5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그에게 주어진 스톡옵션은 65만주. 그러나 2008년 말까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40만주를 다시 반납해야 한다.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이처럼 경영성과에 따라 스톡옵션을 달리하고 있는 것은 스톡옵션이 CEO들의 배를 불리는 주된 수단이 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990년 도입된 스톡옵션은 경영자들의 성취 욕구를 자극했지만 CEO들이 단기적인 주가 상승만 꾀하다보니 오히려 기업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