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김재철 무협회장 "자식들 고생 시키는게 소중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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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지도보기 운동본부'가 있었다면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이 아마 대표가 됐을 것이다.
김 회장은 오래 전부터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고 역설해왔다.
2000년엔 이런 제목으로 책도 냈다.
한반도의 지리적인 위치가 바다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기에 적합하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1935년 전남 강진에서 11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바다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고등학교 선생님이 심어준 바다에 대한 꿈은 서울대 농대 장학생을 마다하고 부산수산대로 그를 이끌었다.
동원산업을 창업한 1969년까지 그는 배를 타는 마도로스로 일했다.
한국의 첫 원양어선인 '지남호'에 올라 항해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수산업에 대한 꿈을 키워 갔다.
배에서 겪은 갖은 고생은 자식(2남2녀)들 교육의 지침이 됐다.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사장(44)은 대학 졸업 후 6개월간 참치잡이 배를 타며 하루 16시간씩 힘든 노동을 해야 했고,2남인 김남정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33)도 1997년 경남 창원 참치통조림 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일해야 했다.
장녀 은자씨와 차녀 은지씨도 대학 입학 후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교육이념으로 유명한 가나안농군학교에 들어가 노동과 근검절약의 중요성을 몸으로 배웠다고 한다.
바다에 대한 원대한 꿈 때문이었을까.
김 회장은 1999년부터 해상왕 장보고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아 다양한 재조명 사업에도 나섰다.
2000년 5월 작가 최인호씨를 만나 소설 집필을 제의했고 이 소설은 신문에 연재됐다.
이후 소설을 토대로 제작된 드라마 '해신'이 방영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집사람이 그만둔다니까 아주 좋아한다"고 말하는 그는 동원그룹으로 돌아가 조언자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50여년을 바다의 사나이,바다의 전도사로 지낸 김 회장. 아직도 그가 이루려는 꿈은 바다처럼 넒고 깊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