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발행에 배임죄를 적용한 법원 판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기화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16일 '200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에버랜드 판결의 법 경제학적 분석' 논문에서 "1심 법원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에 있어 전 경영진의 배임죄를 인정했지만,이는 소극적 손해를 확대 해석한 것으로 경제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법원은 에버랜드 전환사채가 사실상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됐음에도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았고,전환가격을 시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정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논리로 이 사건에 배임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비록 제3자에게 전환사채를 시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전환가격으로 발행했더라도 그것은 기존 주주로부터 제3자에게 이익을 이전시킨 것에 불과하며,기업에 손해가 발생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전환가격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비상장기업의 경우 환금성 부족으로 상장기업에 비해 순자산가치와 시장가치의 괴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 1심 판결에서 고려되지 않아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