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주미국 대사는 15일 "6자회담 관계국들이 중지를 모아 북한이 조속히 회담에 나올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귀국한 이 대사는 이날 외교통상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위폐 등 불법행위 문제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 자신도 워싱턴에서 미국 요로에 잘 설명하면서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미측의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추가로 금융제재를 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또 위폐문제와 관련한 북미 대화 가능성과 관련, "북미가 접촉을 통해 해결의 틀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면서 "아직 북한에서 미국으로 공식 제의가 갔는 지는 모르지만 미국은 리 근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이 미국에 올 경우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 해 12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위폐 관련 회동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려 했기에 북미간 위폐 관련 접촉이 무산됐지만 아마 그 때 리 근 국장이 오려고 했다면 방문이 성립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최근 북한에서 나오는 징후를 보면 금융제재 해제가 안되면 회담에 복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전의 원칙적 입장이라면 리근 국장이 미국에 올 가능성도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며 돈세탁 관련 국제규범을 준수 하겠다는 언급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사는 또 북한 위폐제조 의혹과 관련, "북한 위폐가 아직 유통되고 있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고 미국은 북한의 위폐 제조를 분명히 판단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미국이 만나서 이런 부분을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확보한 증거의 신빙성과 관련한 물음에 "한미 정부가 협의 중이기 때문에 내 판단은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미국 정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종전 미국의 대외정책을 주도하던 네오콘 세력은 퇴조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며, 합의를 통해 북핵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것인 지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은 행정부 안에서 대북정책 입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소개했다. 이 대사는 전날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외교부 장관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관련, "(미측은) 반 장관이 아주 유력한 후보중 하나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아직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