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의 경영권을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아울러 국내자본이 우리금융의 경영권을 인수할 만한 여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는 단계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이건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14일 국회 디지털경제연구회(대표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가 마련한 정책토론회에서 '효율적인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일반은행 시장에서 외국은행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25%,우리금융의 점유율이 20%이기 때문에 우리금융의 경영권이 외국자본에 넘어가면 일반은행 시장의 절반 정도가 외국자본의 통제에 들어가게 된다"며 우리금융을 외국자본에 넘기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금융 경영권 지분을 살만한 국내자본이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현실적인 국유민영체제 하에서 경영독립성 확보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가 경영권 확보 지분 50%를 유지하면서 국내 자본이 성숙할 때까지 지분의 분할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우리금융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커서 매각에 장애가 된다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분할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지동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금융을 외자에 매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국내자본 중 적합한 인수주체도 없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정부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경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굳이 경영권 이전방식의 블록세일을 고집하지 말고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좀더 작은 규모의 블록세일과 일반공모방식 조합을 통한 전체지분 매각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